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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과 즐거움에 감사합니다

2020/04/02 09:00

고맙고도 고마운 나의 사랑.
너는 나의 삶을 계속해서 흔든다.
이 순간과 즐거움에 감사한다.
내 삶에 네가 들어온 것에 대해.

- 켈리 클라손


어느 날 내 삶에 불쑥 들어온 너.
그러나 오래전부터 준비가 되어 내게 깃든 것.
그걸 나는 모르고 지나온 것.
그리하여 순간이 행복이라고 믿고 계속 행복이라고 믿는 것.
이 순간과 즐거움에 감사합니다.
아직 열흘이 더 넘게 남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벌써 이 해가 다 지나간다고도 생각하지만,
날짜는 우리가 정한 것,
너는 내 삶에 영원히 깃든 것이라 믿습니다.

- 사색의 향기, 2019-12-16

2020/04/02 09:00 2020/04/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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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껍데기

2020/04/02 08:57

파도 소리 앞에 귀 하나를 두고 갔습니다.

- 최재훈, 촌철살 詩 '소라 껍데기'

빈 바다를 홀로 듣는 소라 껍데기는
누군가 놓고 간 귀 같습니다.
그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소리를 대신 듣고 있는 귀.
지금쯤 바다는 초겨울을 조용히 들려주고 있을 겁니다.

- 사색의 향기,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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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후렴

2020/04/02 08:55

수면에 비친 구름의 목덜미에 물결 자국이 흥건하다
수심이 깊을수록 푸른 것은
물의 심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굽이친다는 말은 단층의 은유인 물결이 생긴다는 뜻
물결이 이는 것은 수심이 떨리기 때문이다
소금쟁이가 거저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지만
가라앉지 않으려 그들이 얼마나 숨을 참고 견디는지
그때 물의 괄약근은 또 얼마나 정교한 탄력을 유지해야 하는지
물결을 움켜쥔 소금쟁이의 발이 물빛인 것을 보면 안다
자신의 원형을 버려 가며 기꺼이 구겨짐을 견디는 것이
물의 굴절만은 아니겠지만
물에 결이 있는 것은 생의 굴곡에 대한 물의 습작
퇴고에 퇴고를 거쳐도 늘 물의 초고에 머문다
구름 소인이 찍힌 물결은 수심이 첨삭한 추신이다
수압으로 봉인된 수심을 풀면
익사체의 목록은 가라앉고 소문만 물결체로 뜨겠지만
온새미로 인양된 수심의 궤적은 늘 젖어 있어서
물결체를 읽으려고 바람이 온갖 자세로 수면을 들여다본다
잠자리가 꽁지로 수면을 두드릴 때 잠깐씩 열리는 물의 문
잠자리는 물의 경첩,
물을 속독하듯 물수제비가 저수지를 건너간다


- 김겨리, 시 '물의 후렴'



2020/04/02 08:55 2020/04/0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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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참외

2020/04/02 08:50

모과는 가을이 되어서야
자신의 이름이
목과(木瓜)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그때부터 모과는
덩굴줄기로 뻗어 나가는 노란 참외처럼
나뭇가지에서 내려와

바닥 여기저기 흩어진다
떨어져 나간 이름을 찾으려는지
주위를 내내 서성이면서

햇빛도 노랗게 두리번거린다

- 배세복, 시 '나무참외'


목과(木瓜)는 모과를 한방에서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울퉁불퉁 생긴 그것이
겨울 달달한 맛을 주기 위해 한껏 익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가을도 노랗게 익어갈 것 같습니다.


- 사색의 향기, 2019-10-08

2020/04/02 08:50 2020/04/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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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흘리고 잊고 어우러지는

2020/04/02 08:49

고통은 육체에 지속적으로 머무르지 않는다.
가장 심한 고통은 아주 잠시 머물며,
쾌락을 능가하는 육체적인 고통도 여러 날 지속되지 않는다.
반면 고질적인 질병은 육체적 쾌락이 고통을 능가하도록 허용한다.

- 에피쿠로스, '쾌락' 중에서 -

고통이 언제 끝나나 싶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새로운 즐거움이 방문합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씻은 듯 낫기도 하는 병입니다.
그리하여 잠시 거쳐 가는 고통은 손님처럼 받아들였다가
미련 없이 보내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고질적인 병은 고통이 너무 커서
다른 쾌락이 내 몸에 오래 깃들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교체되는 감각들. 교체되는 희로애락.
그러려니, 적당히 흘리고 잊고 어우러지는 일상입니다.


- 사색의 향기, 2019-09-30

2020/04/02 08:49 2020/04/0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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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친 고집

2020/04/02 08:47

치우친 고집은 영원한 병이다.

- 팔만대장경


병인 줄 모르고 고집부리는 것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문제는,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으며
정의라고 믿는다는 것입니다.
나만 그리하면 어쩔 수 없는데, 다른 이들까지 내 고집에 넣고
정의라고 말하거나 옳다고 말하는 것이니 큰일입니다.

- 사색의 향기, 2019-09-23

2020/04/02 08:47 2020/04/0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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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은 공유하는 것

2020/04/02 08:46

자신의 기운을 북돋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것이다.

- 마크 트웨인


나도 힘든데 남까지 어찌 돌아보냐고 하지요.
그러나 주변이 환해지면
나도 덩달아 환해지는 것.
주거니 받거니,
기쁨은 공유하는 것입니다.


- 사색의 향기, 2019-09-16 

2020/04/02 08:46 2020/04/0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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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문발검(見蚊拔劍)

2020/04/02 08:45

견문발검(見蚊拔劍)

모기를 보고 칼을 뺀다는 뜻으로, 사소한 일에 크게 화를 내며 덤빔을 이르는 말.


요즘 익힌 고사성어입니다.
정작 칼을 빼 들어야 할 때 침묵한 건 없는지,
침소봉대한 건 없는지 살펴보는 요즈음입니다.
진실은, 좀 더 기다려보면 되는 것.
나의 판단이 옳다고 말이나 행동이 먼저 나간 것은 없는지 살핍니다.

- 사색의 향기, 2019-09-09 

2020/04/02 08:45 2020/04/0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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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대답

2020/04/02 08:44

내게 맡겨둔 당신은
아직 무사해요
조금은 슬픈 일이지만,

벌레도 갉아먹지 못한 쓸쓸함 몇 장,
아직 초록이에요

왜 그래야만 했는지
십 년 전 그때를
꿈에서도 묻고 싶었지만,

이제 잠자다 깨어나도 오줌 누러 화장실에만 갑니다
어둠 속에 멍하니 앉아있지 않아요

그것이 내 대답입니다

지난해까지
울컥, 수돗물을 틀고 물소리처럼 울던 징글징글한 때가 있었지만

- 마경덕, 시 '늦은 대답'


2020/04/02 08:44 2020/04/0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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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허용하는 자들

2020/04/02 08:39

세상은 악한 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악을 허용하는 자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 아인슈타인


2020/04/02 08:39 2020/04/0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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