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회라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서, 그 사람의 가지고 있는 천재와 함께, 범죄본능까지 끄을어내었따 하면, 우리는 그 기회를 저주하여야 겠습니까 혹은 축복하여야겠습니까?
이 성수의 일로 말하자면 방화, 사체모욕, 시간, 살인, 온갖 죄를 다 범했어요. 우리 예술가협회에서 별로 수단을 다 써서 정부에 탄원하고 재판소에 탄원하고 해서 겨우 성수를 정신병자라 하는 명목 아래 정신병원에 감금했지. 그렇지 않으면 당장에 사형이 아닙니까.
그런데 이제 그 편지를 보셔도 짐작하시겠지만 통상시에는 그 사람은 아주 명민하고 점잖고 온화한 청년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그, 뭐랄까, 그 흥분 때문에 눈이 아득하여져서 무서운 죄를 범하고 그 죄를 범한 다음에는 후륭한 예술을 하나씩 산출합니다.
이런 경우에 우리는 그 죄를 밉게 보아야 합니까. 혹은 그 범죄 때문에 생겨난 예술을 보아서 죄를 용서하여야 합니까.
- 김동인, 광염소나타 중
중고등학교때 한국문학에 심취해있던 제게, 광염소나타는 너무나 선명한 소설로 다가왔었습니다.
요즘에도 가끔 제 눈 앞에 K의 방화장면이 떠오르곤 하지요.
오늘도 역시나 그 방화장면이 떠올라서 책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이 문제의 대목이 오늘은 저에게 방점을 찍게 하더군요.
과연 그렇습니다.
예술가가 살인에 의한 작품완성을 한다는 가설은 많이 들어보았었지요. 그런 예시중에 한가지를 소설로 풀어본것일 수도 있지요.
그래, 어는 날 우연히 한번 범죄를 범하게 되었는데. 그 순간 악상이 떠올랐다더라. 그런데 그 작품이 너무도 훌륭하더라.
어떻게 평가를 할 수 있을까요...
기독교도인 저로써는 도덕적인 잣대로 이 문제를 평가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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