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화를 처음 알게된건, 작년 9월 쯤이었다.
한 영화 시사회를 보러 갔는데 예고편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사회에서 예고편을 보여준다는 생소함에 열심히 보았다. 우리가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이란영화라는 것을 알았지만, 예고편의 승리인지는 몰라도 '정말 보고싶다'는 감정이 아주 크게 자리를 잡았었다. 그렇게 지내기를 6개월... 바쁜 생활 속에 그 영화가 개봉을 했었겠지 하며 나중에 비디오나 봐야지 하며 잊혀질 쯤.. 이제서야 개봉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하지만 또 왜 이제서야 하는지에 의문을 가졌었다.

#.
난 童心을 좋아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다. 잊혀지는 감정에 대한 갈망일까...
난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나 행복했다. 두 남매의 사랑이, 우리 오빠가 내게 해줬던 어린 시절의 기쁨을 기억나게 해주었고 정원손질을 위해 초인종을 누르며 제대로 된 어휘를 구사하지 못해 초초해 하는, 어린 아들의 멋진 한 마디에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아버지의 모습에 우리 아버지의 무뚝뚝하지만 사랑이 담겨있던 여름날의 수박 한 통을 기억나게 해주었다.

#.
정말이지, 이 영화만큼은 빌리 엘리어트만큼 많은 사람들이 보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잊고있는 童心을 조금은 기억해내길 바란다 .

#. 제작정보
천국의 아이들 The Children of Heaven 1997 IR ★★★★☆
드라마, 코미디/  이란 / 87분 / 2001 .03.17 개봉
감독 각본 : 마지드 마지디
출 연 : 미르 파로크 하스미안, 바하레 시디키 모하마드
관람일: 2001. 03. 19 중앙시네마



2005/03/20 00:58 2005/03/20 00:58

(#Hashtag) 같은글

#.
예술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어제 촬영후(단편영화 동호회) 집으로 가서 샤워하고서 방에 있는데 열정적인 바이올린 선율이 울려 TV앞으로 끌려갔다.
그 화면에서는 작은 한 소녀가 열정적으로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을 비춰주고 있었다. 난 그 선율에 이끌려서 화면앞에서 떨어지지 못했다.

#.
음악영화는 내 안에 있는 살아있는 감정들을 끌어올려준다. 그래서 좋아한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이런 영화가 너무 좋다.

#.
예고편을 한번도 보지 못했었기에 그 포스터만이 각인되어 있었다. 누가 보러가자고 했을 땐 그냥 그런 영환줄 알았지 음악영화인 줄은 전혀 몰랐다. 그때 영화관을 가지 못했던게 조금 후회가 됐다.

#.
영화는 처음 한 여인이 산달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타롯점을 친 것을 보여주며 흘러간다.
타롯카드가 한장 보여질때마다 현재와 연결되는 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이렇게 액자형식의 영화이다. 각 카드마다 한 이야기를 갖고있고 그 이야기를 보여주는 형식이다. 한개의 타롯카드와 한개의 이야기... 이것으로 연결되는 현재 1996년 붉은 바이올린의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들.

#.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영화 이후가 궁금해지는 영화.

#. 제작정보
레드 바이올린 The Red Violin 1998 CA ★★★★
드라마 / 캐나다 , 이탈리아/  131분 / 1999 .11.06 개봉
감 독 :  프랑소아 지라드/ 각 본 :  돈 멕켈러 프랑소아 지라드
출 연 :  사무엘 L. 잭슨,  그레타 스카키, 제이슨 플레밍 , 카를로 세키,  장 뤽 비도 , 실비아 청
관람일: 2001. 01. 29


2005/03/20 00:21 2005/03/20 00:21

(#Hashtag) 같은글

#.
일본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아주 강했던 나에게 아주 부드럽게 다가온 영화다.
어딘가 모르게, 내게는 프랑스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아이와 어른이 떠나는 로드무비... 약간은 식상한 패턴...
어린시절의 자신을 보는 듯한 기쿠지로. 그는 아마도 꼬맹이의 엄마를 찾아주고 싶지 않았을지도.

#.
매일 일기를 쓰는 꼬맹이. 그 그림일기를 우리는 본다. 경마장에서, 호텔에서... 우리는 기쿠지로의 어린시절을 본다.
한적한 시골길에서 오지 안는 차를 한없이 기다리는 둘. 어느샌가 그 둘은 일치점을 찾게되고, 기쿠지로는 꼬맹이를 보며 자신과 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   
배경음악이 상당히 좋았다. 아마 이 배경음악때문에 왠지 프랑스영화같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스포일러

꼬맹이의 뒷모습이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될때까지, 난 그 꼬맹이의 감정에 빠져들어 한없이 흐뭇했다.

#. 제작정보
기쿠지로의 여름 菊次郎の夏 Kikujiro 1999 JP ★★★★
감 독 : 기타노 다케시/ 각 본 : 기타노 다케시/ 음 악 : 히사이시 조
출 연 : 세키구치 유스케, 기타노 다케시
관람일: 2000. 11. 27



2005/03/19 23:11 2005/03/19 23:11

(#Hashtag) 같은글

새로울 것 없는 관계를 맺는 것은 타성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운 경험에 앞서오는 두려움과 수줍음 때문이다.모든 걸 감수할 준비가 된 자만이 살아있는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 릴케
독실한 유대교 신자에 보수적인 제시카. 완벽한 애인을 꿈꾸는 그녀에게 사랑은 어렵게 느껴질 뿐이다.
자신과 같은 연애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애인을 구하는 구인광고를 냈다. 평소 가장 좋아하던 릴케의 글에 귀가 솔깃해지는 제시카. 하지만 상대는 동성애자를 찾고 있는 것이었다. 보수적인 제시카는 잠시 용기를 내서 헬렌을 만나기로 하지만 그녀의 그동안의 삶에 비추어보아 너무나 정신이 나간 행동. 카페문을 열고 주저하다 도망을 친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발견한 헬렌. 도망치는 제시카를 우선 붙잡는데 성공한 헬렌. 둘은 여성들만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다. 헬렌에게 호감을 갖고 연애를 시작하는 제시카. 이건 분명 그녀에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동성애라니. 주위의 이목을 중시하는 제시카에겐 동성애란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런 그녀와 헬렌의 연애 이야기.

#.
대시해오는 조쉬에게 "With Helen" 이라고 확실하게 못박는 그녀, 가족들 모두에게 그녀가 동성을 사랑하고 있음을 당당하게 밝히게 된 그녀. 의 모습.

#.
결말. 하지만 그게 현실적인 사랑의 모습이리라. 동화속의 결말처럼 ever after 라는 형식으로 끝났다면 오히려 전반적인 영화의 흐름과 상반되는 것이었겠지. 하지만. 아쉽기는 하다. 

#.
"Oh, well, don't decide right now. Just let it $2 for a while."
"당장 결정말고 숙성시켜봐요"

조쉬. 음식 이외의 것에 '숙성시키다' 라는 동사를 써본 적 있어요?
그것이 만남을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쓰이는 것으로.
마음에 들었어.

#.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는 1997년 가을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먼저 올랐다. 악몽 같은 데이트를 그려보면 어떨까라는, 이 영화 속 두 주인공 제니퍼와 헤더의 아이디어가 희곡으로 옮겨진 것. 작가 워크샵에서 만난 그들은, 연극이 큰 호응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자, 자신들이 쓴 희곡을 직접 영화화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이 신선한 발상은 곧, 유쾌하고 색다른 사랑을 시도하는 두 여자의 이야기로 만들어진다.
그로부터 4년 후. 그들이 쓴 각본은, 전혀 상반된 두 여자의 관계를 통해 독특한 사랑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아주 특별한 영화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를 탄생시켰다.니들이 로맨틱 코미디를 아냐며 콧방귀를 뀌던 제작자들 덕분에 영화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제니퍼와 헤더는 작가, 배우, 프로듀서로서의 1인 3역을 해내며 결국 영화를 완성시켰다.

#. 제작정보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 Kissing Jessica Stein 2001 US ★★★★☆
로맨스, 코미디 / 미국/  96분 / 2002 .11.08 개봉
감독 : 찰스 허만 웜펠드 / 각본 : 헤더 유르겐센 제니퍼 웨스트펠트
출연 : 제니퍼 웨스트펠트 헤더 유르겐센 쿠퍼 스콧 코헨


2004/11/10 15:37 2004/11/10 15:37

(#Hashtag) 같은글

드림캐쳐 Dreamcatcher 2003 US ★★★★

2004/10/13 05:44

#.
기생수(만화)를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단순한 SF일 수도 있고, 에일리언의 아류작이라 폄하할 수도 있을만 한 그런 영화이다. 하지만 -적어도- 기생수를 기절하면서라도 두번 독파한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매력에 휘말려들 것이다.

#.
만화 기생수는 내게 처음으로 만화를 읽으면서 심장박동수가 200이 넘어가게 만든 작품이다. 이유는 그림과 상상력이 주는 선정성과 폭력성때문이다. 처음 만화가게 아저씨의 추천으로 1권을 잡은 나는 채 10분도 되지않아서 채 30페이지도 넘기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다 심장파열로 죽겠다 싶을 정도의 극도의 잔인성에 의해 책을 덮어버리게 만든 그런 작품이다. 그렇게 잔혹한 만화라고 치부하고 다시는 넘겨보지 않았을 그 만화를 지인이 침이 마르도록 극찬을 한 이유로 다시 잡게 되었다. 기생수에서 보여주는 그 세계관은 일반 만화로 치부해버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 그 만화에서 보여주고자 함이 무엇인지 - 내 심장을 움켜잡으면서라도 알아보겠다, 는 심정으로 읽어갔다. 그것이 내가 기생수를 처음 다 읽게된 동기였다.

#.
기생수는 외계생물체이다. 적어도 어디서 온 생물체인지 작품내에서는 알려주는 것을 의도하지 않았기에 외계생물체라고 부른다. 그 기생수는 처음에는 손바닥크기만한 지렁이처럼 꾸물거리며 인간 혹은 동물에 침투한다. 기생수라는 말 자체에서 의미하는 바와같이 그 신체에 기생하여 살아간다. 하지만 그 신체는 기생수에 의해 90%이상 그 생물체에 정복당한다. 외형은 기생하게 된 그 신체로 위장해서 보이지만 실상은 신체전체가 그 생물체이다. 기생수의 실제모습은 입과 이빨만 보이는 잡아먹기 쉬운 큰 입이다. 기생수를 보지 않았다고 해도 상상해보라. 생긴 건 인간인데 몸전체가 입이다. 세로로 반이 갈리면서 입이 쩍하고 벌려지는 생물체.  그 생물체가 인간생활을 어지럽힌다. 수도없이 여기저기서 기생수에게 먹힌다. 기생수는 오로지 1종만 먹는다. 자신이 변한 그 동물만 먹는다. 인간에 기생했으면 인간만 먹는다. 개에 기생했으면 개만 먹는다. 만화에서 작가 이와아키 히토시는 말한다.
우리가 무엇이 잔혹한가. 인간처럼 아무종이나 먹어치우는 것보다는 우리가 더 낫지 않은가. 인간이 100분의 1로 준다면 쏟아내는 독도 100분의 1이 될까.
그런 기생수를 애장판까지 소장하고 있는 지인 덕분에 적어도 세번은 읽은 나에게 이 드림캐쳐는 당연히, 기생수 확장판 영화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었다.

#.
영화를 보며 감독은 원작에 어울리는 외계생명체의 외형을 기생수에서 따왔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에서의 외계생명체는 이런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원작에서 보여주는 외계생명체는 -영화 흐름만 본다면 생각되기를- 기생수같은 스타일은 아니다. 인간 세계에 처음 발견된 것은 25년 전이고, 이 외계생명체는 지구생명체를 정복하기 위해 지구로 왔다. 외계생명체의 이단아가 20년전에 지구로 와서 4인의 방위대를 조직했다 - 물론 그것은 그 이단아가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 그 4인의 방위대가 부지불식간에 공격을 당하고 남은 두 명은 외계생명체에 먹혔지만 의식은 존재하는 조지와 그를 막을 수 있는 헨리이다. 작가는 막을 수 있는 방위가 어떤 능력으로 그를 막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심하다 상대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낸 듯하다. 그래서 그가 적인지 아닌지, 상대에 대한 정체를 간파할 수 있게 만들어냈다. 덕분에 외계생명체와 지구인은 대결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독존의 상상력으로는 내용만 봐서도 흥미로운데 거기에 기생수가 결부되었으니 얼마나 환상적인 영화가 나왔겠는가.

#.
영화는 쉴새없이 달려나간다. 기생수가 어떤식으로 사람을 죽이는지 비버를 죽이면서 충분이 보여주었으니 이후는 단순히 반토막난 시체를 던져버려도 너무나 상상이 잘 되어 버린다. 그래서 숨쉬기조차 벅찰 정도였다. - 게다가 난 기생수를 읽은 몸이다. 상상이 안될래야 안될 수가 없었던 것이다.

#.
알이 부화되야만 탄생하는 종족의 특징은 탄생이전까지의 위험때문에 알을 많이 난다는 것이다. 이 기생수의 종도 그렇다. 무수히 많은 알들을 낳고, 알이 부화하는데에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는다. 게다가 머리부분에는 입이 달렸으니 공격하는데 그리 어렵지도 않다. 그런 기생수를 식수원에 집어넣어 방류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외계생물체.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끔찍하다. 수도물을 틀었는데, 그 안에서 뱀같이 생긴 것이 입을 쩍하고 벌리는 상상.

#.
영화에서 나온 모든 부분들이 스캐리무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끔찍하다. 하드고어영화라고 해도 뭐 크게 과언은 아닌듯하다.

#.
심장이나 비위가 약한 사람들에겐 절대 비추이다. 임신부도 삼가시라. 난 보다가 적어도 열 명은 떨어뜨렸다.
하지만 기생수를 읽었고, 호러영화를 즐기며 SF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상영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몇몇 사이트의 한줄평을 보았더니 스티븐킹의 상상력을 비하하고 영화를 비하하는 발언들이 심심치않게 등장하던데, 이 영화를 보기전에 기생수를 꼭 보시라. 아마 만화를 보고나면 이 영화가 더 리얼하게 다가오고, 그 공포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제작정보
드림캐쳐 Dreamcatcher 2003 US ★★★★
스릴러, SF, 공포 / 미국 , 캐나다/ 133분 / 2003 .05.08 개봉
감독 : 로렌스 카스단 / 원작 : 스티븐 킹
출연 : 토마스 제인 다미안 루이스 모건 프리먼
2004/10/11 


2004/10/13 05:44 2004/10/13 05:44

(#Hashtag) 같은글

21그램 21 Grams 2003 US ★★★★

2004/09/24 00:29

#.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요
질문1. 삶은. 계속 됩니까. 어느때에라도
질문2. 신은 죽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질문3. 내 생에 단 한 번의 임신의 기회,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질문4. 살인에까지 이르게 한 교통사고를 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질문5. 심장이식을 받았습니다. 기증자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싶습니까.
질문6. 기증자가 사랑하던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내 감정을 어느만큼 신뢰할 수 있습니까.
질문7. 내가 사랑하던 사람의 심장을 가진 사람을 만났습니까.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까. 그 사람에 대한 내 감정을 어느만큼 신뢰할 수 있습니까.
질문8. 죄책감때문에 어떤 명목에라도 죄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수도없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
교차편집의 대가. 스티븐 미리온은 이번에도 내게 편집의 마력속으로 빠지게 만들었다. 영화의 도입부. 트래픽을 떠올린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거친 촬영. 거친 내용. 거친 편집. 영화는 시종일관 거칠다. 갖갖은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는 이에 기반한다. 거칠지 않았다면 이만큼 만족스런 영화는 나올 수 없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
여러 내용, 같은 장면. 하지만 그 장면의 이유는 마지막에야 연결고리를 알 수 있다.
왜지? 왜. 무엇인가. 이 장면의 연결고리는 무엇인가. 끝까지가야만 알 수 있는 내용. 퍼즐의 즐거움. 메멘토의 추억.

#.
무엇이 21그램일까.
그가 피우는 담배의 무게?
그녀가 취하게 만드는 약의 무게?
그의 양심의 무게? 그의 신앙의 무게?
마지막 나래이션이 없었더라면 조금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을텐데..

#.
열여섯부터 죄를 지어온 그 사람은 교회안에서의 신앙생활로 진정한 마음의 자유를 느꼈었던 것일까. 아니면 자신을 속이고 있었던 것일까.
그의 마지막 선택은 양심이 이끈 것이었을까, 신앙의 힘이었을까. 아니면 그를 구원한 신이 이끈 것일까..
죽음의 클럽안에서 그 사람은 슬펐을까. 그러한 상황에 비참해하였을까.
새로운 삶에 새로운 생명에 그녀는 삶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게 되었을까. 여전히 삶은 지속되지 않는다고 생각할까.
교통사고에 의한 삶, 죽음, 고통. 여전히 계속되는 우리들의 이야기.

#.
극도로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란 생각만큼 쉽지않은 작업이다. 단순한 사건만을 연결하면 감정의 연결이 끊길 수도 있고, 그렇다고 그 사건에 감정을 약간이라도 섞게 되면 전체적인 냉정함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런면에서 이 영화는 90프로의 냉정함을 보여주는 철저한 연출에 최고의 점수를 줄 수 있다.
전반적으로 본다면 단순 신파로 갈 수 있는 영화를 이렇게 철저하게 냉정하게 만들 수 있다니. 대단하다.

#.
구약의 신은 응징 복수의 신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면 신약의 신은 용서의 신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하지만 신약의 요한계시록은 조금 성격이 다르다. 계시록에서 보여주는 신은 용서의 신으로 보기보다는 응징의 신으로 보는 편이 옳다.
그는 회계를 함으로써 용서의 신과 함께 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죄로 인해 그는 신을 버리고 방황한다.
자살을 선택하는 그에게 해줄 수 있는. 내가 만약 그의 곁에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
사람은 죽는 순간, 21그램의 무게가 빠진다고 한다.
그 21그램은 무엇일까.
영혼의 무게? 영혼? 영혼?
무엇일까.

#.
영화는 시종일관 삶에 대해 묻는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게 되는 그 사람은, 삶은 지속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회계를 하던 그 사람의 부인은 모든 일을 신에게 묻는 그를 보고 말한다.
신이 있건 없건, 삶은 계속된다.
당신은 삶에 대해 어떤 정의를 내리는가.

#.
영화가 끝나고 생각나는 음악.
Somewhere over the rainbow. - Queen
Right here waiting for you. - Richard Marx
내게 강같은 평화.

스포일러


#. 제작정보
21그램 21 Grams 2003 US ★★★★
범죄, 스릴러, 드라마 / 미국 / 126분 / 2004 .10.23 개봉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 음악 구스타보 샌타올라라
출연 숀 펜 ,나오미 왓츠, 베니치오 델 토로


2004/09/24 00:29 2004/09/24 00:29

(#Hashtag) 같은글

#. 능력은 때론 책임감을 요구한다. 아무나 영웅하기는 쉽지 않은 일.
빨간 싸이렌이 울리면 긴장되는 건 범죄자들만이 아니다. 그래서 여기 피터 파커는 심난하다.
왜 나는 내가 사랑하는 연인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람을 구해야만 하는가. 쉬운 결정은 아니다.
사랑하는 엠제이의 이별통보 후의 급작스런 결혼발표는 그에게 있어서 현실을 짖누루는 무게를 참을 수 없게 만든다. 나는 왜 선택할 수 없는가.
오랜 고민 끝에 사랑을 위해, 사람을 구하는 거창한 일을 버린다.

#.
샘 레이미는 스파이더맨을 헐리웃의 흔해빠진 영웅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만족스럽다.
토비 맥과이어의 연기력은 진실된 영웅의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감독과의 조화를 이룬다.
1편보다 나은 작품은 이렇게 나올 수도 있다. 물론 환상적인 거미줄쇼 또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다.

#.
생명을 구하기 위한 스파이더맨의 고군분투. 그런 그를 향한 사람들의 따뜻한 모습에 감동받았다. 액션영화를 보다가 눈물흘리기는 흔치않은데말이다. 요즘 독존 감성 100% 상승중이다.

#.
온갖 가십성 선정적인 문구에 진실왜곡기사를 1면에 장식하는 편집장을 향한 동행의 일갈.
' 저 놈 조선일보에서 파견보냈나봐! ' 

#. 제작정보
스파이더맨 2 Spider-Man II 2004 US ★★★★☆
액션, 모험, 범죄,로맨스, SF / 미국/  126분 / 2004 .06.30 개봉
감독: 샘 레이미
출연: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
씨네코아


2004/07/02 01:17 2004/07/02 01:17

(#Hashtag) 같은글

몬스터 Monster 2003 US ★★★★

2004/06/23 12:51

#.
어떤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것이 살인일 경우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녀는 그녀의 죄값에 대해 마땅히 죄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왜 그녀가 그러한 죄를 저지르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해는 해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어찌하여 그러하게 되었는지 알아주길 원한다)

#.
그런 이야기가 있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은 사랑을 할줄 모른다고. 여기 그러한 여인에 대한 리포트가 있다.
그녀의 사랑방식이 어떠하였는지에 대한 리포트.
사랑 앞에 살인이 정당화되가는 한 여인에 대한.
셀리. 가증스런 인간. 감히 그것을 사랑이라 말하는 거짓된 인간.
자신의 희생은 조금도 감수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
결국엔 한 여인의 사랑을 한낱 구겨진 종이조각보다 더 못하게 생각하는 그런 사람.
눈하나 꿈쩍하지 않고 그녀를 가리키는 가증스런 인간.

#.
죽지않으려 하는 살인은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과연 밑바닥에 있는 사람의 살인을 누가 믿어줄까. 내가 그녀의 입장이었더라도 자수하지 않는다. 차라리 은폐시킨다. 그래 그녀의 첫번째 살인은 정당하다. 그녀의 은폐 또한 정당하다.
먼저 입으로 해줘.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순간. 그녀는 방아쇠를 당기고 만다. 아빠에게 강간당한 그녀로써는 아마도 처음의 살인에 대한 이유때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살의가 있었을 수 있었을게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그때부터 그 어떤 살인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게 된다.

#.
자신의 괴멸을 불러오는 사랑.
가슴아프다.

#.
그동안 많은 작품속에서 어여쁜 여배우로 나왔던 샤릴리즈 테론의 변신은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다. 배우가 많은 헐리우드에서 아무나 주연배우로 활동하는게 아님을 다시한 번 확인시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얼굴 예쁘장하고 인기 있으면 아무나 주연배우 시켜주는 충무로와는 확실히 틀리다 는 것을 절감시켜 주는 캐스팅이다.
'리' 가 보여주는 특유의 행동이 있다. 입을 옆으로 쭉 찢어서 말을 내뱉는 행동이라던지 그런 표정으로 얼굴을 드는 표정은 더이상 '리' 가 샤릴리스 테론이 아님을 보여주는 행동이었다. 내가 여기서 '리' 를 연기한게 샤릴리즈 테론이었다 라고 말하는게 테론을 욕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테론은 리를 연기할때 완벽하게 '리' 로 보여진다.
몬스터라는 영화는 물론 환상적인 영화지만, 샤릴리즈 테론이라는 '배우'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감상문


#. 제작정보
몬스터 Monster 2003 US ★
범죄, 드라마 / 미국 , 독일 / 111분/  2004 .06.18 개봉
코아아트홀


2004/06/23 12:51 2004/06/23 12:51

(#Hashtag) 같은글

#. 독존은 슐츠를 만났고 슐츠는 블루스를 만났다.

Synopsis
동독의 작은 마을에 사는 슐츠. 광부로 일하며 지루하면서도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그는 조기 퇴직을 권유 받으면서 그의 인생은 하향 길로 접어든다. 그러던 어느 날, 아코디언 연주를 배우던 중 블루스를 접하게 되고 그는 새로운 세계를 방문하기로 결심한다. 미국에 온 슐츠는 다양한 사람들과 블루스를 접하면서 새로운 인생에 눈 떠간다. [베니스영화제 특별감독상]
Director

미카엘 쇼르 Michael Schorr
1956년 독일 란다우 출생. 뭔헨에서 철학과 음악, 영화를 공부한 뒤 단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연출한다. 16mm 단편 (1992)이 그의 첫 영화였으며 졸업 영화 (1999/00)는 제 53회 깐느 시네마 파운데이션에서 상영되었다. 35mm 다큐멘터리 (2001/02)도 사르로럭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하였다.

more..

프리머스 2관 24일 11:00

슐츠, 블루스를 만나다 Schultze Gets the Blues 2003 DE ★★★★

독일 | 2003 | 109min | 35mm | Color | Feature
Director 미카엘 쇼르 Michael Schorr



2004/04/24 14:47 2004/04/24 14:47

(#Hashtag) 같은글

#. 화끈하네! 반전이 끝이라 생각하지 마라!
영화는 어떤 상황에 대한 결과를 먼저 보여준다. 그리고 나서 그 범죄의 구성을 차례로(범죄의 결심 - 범죄의 예비·음모 - 종료) 보여준다.
범죄의 결심
완벽한 〃씨츄에이션〃 을 졸업 15일을 남기고 얼매를 통해 김선생에게 전달한 최창혁. 그 세명이 작업에 필요한 두명의 멤버, 제비와 휘발류를 영입했다. 최창혁이 졸업하고 팀이 모두 짜여지자 5명 범죄에 대한 합의를 한다.
범죄의 예비
완벽한 범죄에 대한 구상이 끝나고 전공을 살리기 위해 치밀한 예비를 시작한다. 대한민국에 단 세명뿐인 위조전문기술자 휘발류. 그 대단한 공력을 살려 이번에도 그 팀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완벽한 공정. 그는 범죄대학 위조전문과에서 분명 A+ 를 받고 졸업했음이 분명하다. 완벽한 범죄도구가 마련이 되었으니 이제 범죄를 저지르러 가야지!
범죄의 종료
안타깝게도. 한국은행에서의 범죄는 가능했으나. 범죄를 구상했던 최창혁은 경찰의 추격을 뿌리치다 자동차폭발로 사망하고 얼매는 현장에서 붙잡힌다. 사라진 공범 셋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스포일러 일쑤도 있음 -_-;;


하나더


한줄짜리 강력한 스포일러(나 경고했다 -_-;;)


사기에 대한 생각 하나

#. 제작정보
범죄의 재구성 The Big Swindle 2004 KR ★
범죄, 스릴러, 코미디 / 한국 / 116분/  2004 .04.15 개봉
감독 : 최동훈
출연 : 박신양, 백윤식, 염정아


2004/04/21 00:19 2004/04/21 00:19

(#Hashtag) 같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