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2004/05/30 17:14





1
주위의 산란함은 도대체 왜 오히려 적막감을 주는가.
하얀 벽 위로 보이는 검은 글씨들이 왜 이렇게 구토를 일으키게 하는가.
딱딱한 나무 의자 위의 작은 손마디가 왜 이렇게 구슬프게 보이는가.
귓가에 울리는 어린 아해들의 동요소리만이 지금 나의 무중력 상태를 확인시켜 주는구나.
훠어이 훠어이
새를 좇는 농부의 손짓이 내 눈 앞에 아른거림은 내 정신의 온전치 못함을 꾸짖는 것인가.

2
그만! 그만!
이 허접 쓰레기 같은 것아!
닥쳐라!
너의 그 꽹과리 소리를 멈춰라!
네 소리를 내게 듣게끔 하지 말아라!

3
슬픔은 끝도 없는 자기비하를 낳는다.
자기비하는 결국 끝을 보게 한다.
그대.
죽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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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오후 하늘을 본적이 있니?

2004/05/20 01:27

비가 내리는걸 좋아해.
그런데 비개인 오후 하늘이 내게는 더욱 좋단다.
왜냐구?

바로 신선한, 상쾌한 내음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지.
난, 그 느낌이 참 좋아..

어느 날 비가 내리고 있었어.
난 내 방안에서 'Cinema paradiso - Love theme' 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지.
비소리와 음악소리가 완벽한 조화를 낼 때의 기분..
넌 알고있니?
그건 분명 신의 소리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멋진 향연이야.
난 그 때의 그 기분을 결코 잊지 못해. 너무 감미롭고 향긋한 그런 느낌...

어느 순간, 비는 멈추고 난 턴테이블에서 바늘이 돌아가는 소리만 듣게 되는거지.
그리고 창문을 열고 공기내음을 맡으며 하늘을 봤어.
얼마나 맑고 깨끗한 하늘인지...
그때 내가 본 그 하늘을 네게도 보여주고 싶어.
비개인 오후 하늘.. 나와 함께 보지 않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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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2004/05/11 20:25

먼댓글 , 하늘처럼 | 콧대 세울 일이 아니다..

이제 내가 당신을 잃어 속임을 당한 느낌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그것은 우스운 일입니다.
왜냐면...
마치 동전을 소유하듯이 내가 당신을 소유하였을 때에만 나는 당신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당신은 누구나 처럼 삶의 여정을 밟아 나가는 하나의 인격체..
비록 잠시나마 당신의 여정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내겐 행운입니다.
단 한 번도 당신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은데 어떻게 내가 속임을 당한 느낌이겠습니까.

때때로 두 삶의 여정이 우연히 만나 서로 포개어져 하나인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으로 꽤 오랫동안 길을 가겠지요. 그러나 운명은 너무나 자주 그 둘을 갈라놓곤 합니다. 저마다 제 나름대로의 행선지에 다다르게 하려고...
나는 이 여행이 끝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시작하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삶이란 본디 그런 것...
더없이 아름다운 날들이 어쩌다 오기도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날이라 하여도 언젠가는 황혼 속에서 사라져가기 마련이니까요.

누군가 우리의 삶에서 떠나갈 때 우리가 느끼는 아픔은 우리에게 안겨준 기쁨에 비례합니다.
내 인생에서 잠시나마 당신은 내가 참으로 그 누군가에게 무엇이 된 듯한 느낌을 갖게 하였지요.
당신이 그립다고는 말하지 않으렵니다.
하지만 내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면 당신은 언제나 내 곁에 있습니다.

예반 - 누군가에 무엇이 되어

예반님의 산문집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이 문장을 하늘처럼님에게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운내세요.
그리고 당신이 사랑했던 그 시간들을 후회하거나 슬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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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으로 하겠다

2004/05/10 03:51

먼댓글 , ㅇ ㅏ온 |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세요? 그렇다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 한번도 이 말이 낭만적으로 느껴진적이 없었다.
오늘 우연히 펼친 옛날 수첩에서 발견한 이 문장...
왜 이런 문장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따라 이 문장이 내 맘에 와닿았다.

나의 사랑은 만년으로 하겠다... 들을수록 좋은 문장..
2002년 2월 어느날. 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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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도 주인없는 이름. 어머니...

2004/05/08 14:29

Mother Of Mine

어버이의 날이라서 특별히 감흥이 오는건 아니다. 단지 아쉬울뿐이지..
내 어머니는 평생 착하게만 사시다가 착한죄로 몸이 불구가 되신 정말 세상에 이리 착한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바보같이 착한 분이다.

전 재산을 친구를 믿은 죄로 잃은 우리 어머니는 그 충격으로 쓰러지셨고, 그 후로 좌측을 쓰지 못하는 몸이 되셨다.  워낙 활달했던 어머니는 자신의 상황에 한참을 우울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다가 종교의 힘으로 극복하시고 다시 그 활달했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픈 몸을 이끌고 길 건너 시장까지 다녀오실 정도로 쾌차하셨던 어머니는 침대에서 떨어져 일어나지 못한채로 반나절을 아파하시다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후로 2년이 흘렀다.

집앞에 있는 공원은 어르신들이 운동하기가 좋은 곳인지, 몸이 어머니처럼 불편하신 분들을 심심치않게 보게 된다.

늘 그런 분들을 보면 어머니를 보는것같아 금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한쪽발을 움직일때마다 덜렁거리는 반대쪽 팔과 덩달아 움직이는 반대쪽 발. 그런 모습을 볼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 엄.마.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 엄.마.



산산히 부서진 이름



2004/05/08 14:29 2004/05/0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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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이지않는죄는깨지못하는죄와무슨차이가있는것인가
깨이지않은죄는바깥을터부시하고외면하는죄
깨지못하는죄는내부의궁핍함을외면하는죄
바깥을터부시하는죄는스스로의궁핍함을인지하고있고
내부의궁핍함을외면하는죄는바깥을피상적으로만인지하고있고
스스로의궁핍함을인지함에도불구하고노력하지않는죄이자
스스로의안이함을인지함에도불구하고노력하지않는죄이다
결국둘은차이가있을수없지않는것이지않은가

이상이보고싶을때마다
이상이그리울때마다
나의궁핍함과
나의안이함을
반성하게된다
누군가가그대가죽었다는걸부정하는뜻으로그대의죽음을표하지않은사람이있네
나는그것을믿어도좋은것인가...

가끔은이렇다
헛소리를지껄이고싶을때가있다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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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에 관한 고정관념을 갖지 말라

2003/11/06 14:28


성(性)에 관한 고정관념을 갖지 말라.
갖는 그 순간부터 당신은 단지 평범한 인간이 될 뿐이다.

95.07.27

뒤적이던 수첩에서 발견된 작은 메모.
이런 생각을 메모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진다.
95년 여름.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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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이상 새를 기다리지 않는다

2002/03/04 10:10

나는 걷지 못한다.
내게는 걸을 수 있는 다리가 없다.
나는 날지 못한다.
내게는 날 수 있는 날개가 없다.
그래서 나는 새를 부러워했다.
언제나 동경해왔으며 언제나 쫓았다.
새들은 늘 내 주변에 둥지를 튼다.
하지만 새는 내가 그를 사랑하는 마음을 알지 못한다.
둥지를 떠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난 언제나 다시 볼 수 있는 그들이 떠나는 걸 막지 않았다.
어느 날 내게 둥지를 틀고 자리를 잡은 그 새를 만났다.
난 그 새도 언젠가는 떠날 줄 알기에 그저 관망하듯 보았었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 그 새가 떠나며 내게 말한다.
다음 번에는 내 진실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그 새가 떠나고 난 다시는 내 가지에 둥지를 받지 않았다.
그러기를 한달, 두달, 한해, 두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그 새를 하릴없이 기다려보았지만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뻥뚫린 나무가 된 나는 더이상 새를 기다리지 않는다...  


2002/03/04 10:10 2002/03/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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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향기와의 만남

2002/01/06 17:05



우리는 결코 현실 속에서 다른 존재의 내면에 방문할 수 없다.
존재와 존재가 만날 때의 단발마적인 뒤틀림과 몽환성과 전율...
당신과 나는 세계의 표면이 열리는, 그런 초현실성의 통로를 통해 잠시 결한다.

- 전경린, 소설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
난 이 문장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단발마적인 뒤틀림과 몽환성과 전율"
그... 전율...

난 이미 느꼈다....... 그 전율을...
처음에의 느낌은... 호감...
계속된 만남으로 인해 느껴지는, 만날때마다 느끼는 그 전율...
그 전율로써 난 삶의 기쁨을 느낀다.
만약 그 존재가 이 세상에 없다면, 아마도 난 더이상 삶의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그의 존재로 내가 살고자 한다면...
난 조금더 그 존재에 가까워져야 할텐데..

모든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혹자가 그랬다.
내 사랑은 내 자존심보다도 강했더라고...
그런데 내 사랑은 아직 내 자손심보다 강하지 못하다..
조금더 노력하면... 그렇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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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겠니

2001/11/26 08:50


내 책상위에는 1995년부터 나와 함께했던 행동수칙이 쓰여져 있다.
수칙 1편은 내가 정한 나와의 약속이고, 수칙 2편은 모범이 되기 위한 충고서로 되어있다.
난 그 것들과 함께 온전한 자아를 형성하기 위해 늘 노력해왔으며, 어느 순간에 다다르자 이젠 되었겠지 하는 교만함에 빠져 있었다.

내 책상위의 그것들은 언제나 교만한 날 쳐다보며 날 비웃었지만, 나 또한 그것들을 비웃었다.

오늘 아침, 난 평소와 다르게 지금 깨어있다.
근래에 볼 수 없었던 행동이다.
난 지금 모든 준비를 다하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왜?

더이상 내가 교만함에 빠져있지 않기 때문이다.
난 지금 교만과는 거리가 먼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내 수칙을 볼 때면, 눈에 띄는 구절이 있다. 솔직히 어느 것 하나 눈에 띄지 않는 구절이 없긴 하지만, 오늘 따라 눈에 띈다고 하자.
'오늘은 최초의 날이며 최후의 날이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라.'
'생각해야 하는 건, 할것인가 안할것인가가 아니다. 하겠다고 결정한 일을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 그게 문제이다'

그래서, 난 오늘 잠도 자지 않고 이렇게 깨어있다.
현재와 미래.
그것들을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행동하기 위해서.

한껏 깨끗해진 마음을 갖고 오늘 힘차게 행동할 작정이다.
그리고 내일 더욱더 멋진 나를 만나겠다.

오늘 나를 깨운 글귀가 또 하나 있다.
지난 학기에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썼던 글귀다.

'미래는 행동하는 자만의 것이다. 신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요즘의 나를 반성하게 만들었다.



2001/11/26 08:50 2001/11/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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