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또 무엇이 되기위해

2005/01/17 23:40

나는 또 무엇이 되기위해 이리도 힘든 여정을 거치고 있는것일까
머리속이 복잡한것처럼 나를 짖누르는 것은 없다.
허상을 쫓고있는 듯한 기분이다.
또다시 되풀이되는 그곳으로 돌아오고야 말았다.
이것은 침체기가 아니다. 이것이 본디 나이다. 이것을 거부하려하지 말자.
안식이 필요하다. 너무 앞만보고 내달리고 있다. 보이는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또다시 나락으로 떨어지고야 말았다.
이봐 거기.
그렇게 사악한 웃음짓지말고 떨어져. 떨어지란말이야.
니가 원하는 것이 그것이었나. 그래 그것이었군. 그래 그랬던것이었어.
모든것을 싸그리 잡아다 보자기에 싸서 내던지겠어. 짖이겨주겠어.
이건. 너무 힘든 싸움이다. 너무 처절해서 고통스럽다.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사실이 더 나를 옥죄어온다.
비란다니고우소이다니.
비란다니고우소이다니.
비란다니고우소이다니.

2005/01/17 23:40 2005/01/17 23:40

(#Hashtag) 같은글
    이글의 태그와 관련된 글이 없습니다.

내 삶에 또 나는 무엇을 벗어 던지기 위해

2005/01/11 21:02

묵은 신발을 한 보따리 내다 버렸다.
일기를 쓰다 문득, 내가 신발을 버린 것이 아니라 신발이 나를 버렸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와 병원으로 은행과 시장으로 화장실로,
신발은 맘먹은 대로 나를 끌고 다녔다.
어디 한번이라도 막막한 세상을 맨발로 건넌 적이 있는가.

마경덕 - 신발論


글을 쓰는 내 남자친구가 지난 여름에 맨발로 대학로를 누볐던일을 이야기 해주었던게 생각이 났다.

느즈막히 친구의 점심 같이 먹자는 청에 이미 점심 끼니때가 지났건만 싫다 하지 않고 슬리퍼 신고 대문길로 주욱 나섰던 그는. 걷다 보니까 날씨도 추잡스럽게 덥고 답답한 마음에 슬리퍼 마저 벗고 맨발로 아스팔트 길을 내딪었다고 한다. 가끔 그렇게 도심을 맨발로 걷는 적도 있는 그였지만 한 낮에 그래보기는 아주 오랜만이었다고. 수군대는 사람들의 모습. 물론 저의 애인, 저만큼이나 사람들의 시선에 개의치 않았지요. 그가 그 초여름. 그 더운 날 벗어 던진 것은 사회적 인간이 꼭 깔끔 떨어야 하는 의무. 누구나 다 하는 것을 나도 해야만 하는 체면 치레였고 대신 넉넉한 오후를 산책하는 자유를 얻었던 것이었다고. 말해주더군요.

걷다보니 그 도시를 질러가는 사람들의 생뚱맞은 시선과 호기심이 온 몸에 꽂히는 동안 그들이 참 불쌍해 졌다고 했습니다. 어릴 때나 명품이니 뭐니 싸고 후진 것 입지 않았지만, 요새는 아름다운 가게에 나오는 헌 옷이나 청계천 벼룩시장 같은 곳에서 산 500원짜리 입던 옷도 내게 맞는다 싶으면 주저 없는 그에게 남들 짧은 치마 입을 때 나도 입어줘야 하고 이 트랜드 저 트랜드에 허우적대느라 애쓰는 그들의 모습이 말이지요.

그가 벗어 던진 것이 고작 신발뿐이었음에도 종내에는
잔뜩 추켜 입은 그들 보다 많이 얻고 있는 셈이 되어 버렸다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 그렇게 벗어 던지고도 아직 남은게 있으니.
이 허허로움과 외로움과 그리움.
내 삶에 또 나는 무엇을 벗어 던지기 위해
삶의 길에 서 있어야 할지 제법 고민 해 봐야 겠군요.
맨발의 자유로움. 사고하지 않는 느긋함.
사랑의 고통. 서러움. 극렬하게 소용돌이치는 피색 나는 열정.
다기 한 세트. 철 지난 옷들. 밀린 빨래들.
또 깨끗한 척 해야 하는 구나 하는 사명감.
자식의 도리. 아 말로도 다 못할 만큼 많기만 하군요.
그러고 보면 난 아직도 힘이 좋군요. 그런 저런 것들
다 짊어지고 살고 있는 걸 보면. "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이 곁에 있어서 참 행복하다.



"육감도 / 第2 수필" 분류의 다른 글

한 겨울의 편지2011/09/06
조용히 누워 도연히 취하세2004/06/03
識香2004/06/12
난 내가 아니다2001/11/02
V2004/07/10

2005/01/11 21:02 2005/01/11 21:02

(#Hashtag) 같은글

TAG

왜 걱정하나요? 기도할 수 있는데

2004/12/23 22:57

반포에서 서울인터체인지로 향하는 도로를 가다보면, 이런 문구가 씌여있는 옥외광고판이 보인다.
가끔, 고개를 돌려 먼산을 보다 저 광고문구가 눈앞에 그려지면서 기운이 날 때가 있다.
물론 이건 내가 신자이기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너무 힘이들땐. 그 지치고 힘든 마음을 기도로써 위안 받기를 권해본다.
그것은 비단 신을 향한 기도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그저 그렇게 힘든 상황에 대한 기도를 하다보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2004/12/23 22:57 2004/12/23 22:57

(#Hashtag) 같은글
    이글의 태그와 관련된 글이 없습니다.

그러니 당신의 아침은 아름답지 않은가

2004/12/23 22:31

오늘은 어제 그리도 바라던 내일이 아닐 수도 있다.
덧없는 희망처럼 비참한 것은 없다.
밝아오는 태양을 막아보려 발버둥치는 이의 허탈함처럼 슬픈 오늘은 없는 것이다.
현실의 어둠을 관조하는 이의 덧없는 아침. 그 아침만큼 암울한 것은 없다.
절망의 끝에선 이처럼 비참한 한 인간의 모습을 벗삼아 그 아침을 견디어 낼 필요도 있다.
절망보다 더한 현실은 없다.
그러니 당신의 아침은 아름답지 않은가.

2004/12/23 22:31 2004/12/23 22:31

(#Hashtag) 같은글
    이글의 태그와 관련된 글이 없습니다.

소래포구

2004/09/29 23:48

7월의 태양이 울고 갈 뜨거운 오후. 주안. 소래포구까지 가는 38번 버스.
40여분간을 덜컹덜컹 가다 나온 그곳은 내가 기대했던 곳은 아니었다. 친구가 예전에 내게 보여줬던 그 사진속의 소래포구의 느낌은 조용하고 한적한. 그런 느낌이었었다. 같이간 벗이 하는 말이 그나마 전에 왔을때보단 사람이 적은 것이라고 하였지만. 소래포구에 대한 처음의 내 느낌은 그렇게 조금 실망스러웠다.

왁자지껄 5일장 풍경같은 그곳의 장의 모습은 서울에서 내내 지내기만 했던 내게 아주 약간은 사람내음나는 즐거움을 주었다. 시장 중간에 옆길로 난 곳으로 들어가보니 조개주막이 있었다. 먹음직스런 냄새로 뒤덥혀진 그곳은 소라와 조개를 구워먹을 수 있는 주점이었다. 그곳을 조금 지나면 녹이 슬어 이젠 쓰이지 않을듯이 보이는 고깃배 네척이 뜨거운 태양에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그 옆의 갯벌에서 너대섯명의 강태공들이 빛나는 낚시줄을 바닷물에 담가두고 기러기떼와 즐겁게 노닐고 있었다.
9월의 마지막주면 슬슬 추워지게 마련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무더운 태양빛에 반바지를 입고 나오지 않음을 아쉬워하며 또 다른 길로 발걸음을 옮겨갔다.

건져올린 생선들로 소줏잔 기울이는 무리들을 헤치고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니 왕새우와 조개 소라를 파는 장을 만나게 되었다. 먹음직스런 음식들을 보다보니 슬슬 허기가 져서 우리 일행은 포구 앞쪽에 서있는 회파는 장삿꾼들 앞에서 어느 회가 맛있는지 슬렁슬렁 걸어가다 아무곳에서나 한접시를 사고서 바로 맞은편 길가에 철퍼덕 앉아 뜨거운 태양과 시원한 바닷소리를 벗삼아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참으로 오랫만에 마시는 낮술이다 보니 금새 얼큰하게 취하게 되었다. 반시경도 되지 않아 소주 두병을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모두들 얼굴이 불그스레한것이 막 시집가는 새댁의 볼처럼 이뻐보였다.

이제 부드러운 회맛과 달짝지근한 술맛을 보았으니 우리의 오늘 할 일은 끝냈구나 싶어 서울로 돌아가는 차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랫만에 한낮의 기운을 제대로 받았구나 싶은 즐거운 마음과 정다운 벗들과 함께한 여운이 길게 남아 한참을 그렇게 길바닥에서 시간의 흐름을 즐기다 보니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이런 날엔 어디 이태백이 온들 부러울쏘냐...

2004/09/29 23:48 2004/09/29 23:48

(#Hashtag) 같은글

TAG

기도문

2004/09/22 10:19

주님이시어
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현명함을 주시옵소서
이 땅에 있는 수많은 유혹들과의 다툼속에서 오직 주님에 대한 믿음으로써
승리할 수 있도록 항상 곁에 있어 주시옵소서.

주님이시어
이 몸의 약함을 제가 알고 있사오니 도와주시옵소서
간혹 악마와의 싸움에서 질 때가 있사옵니다
그 때마다 제 자신을 잃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잠깐동안이나마 악마에게 제 영혼을 뺏긴 후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제 행동은 제 자리로 옮기기 힘든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주여!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니 제게 믿음의 전신갑주를 내려주시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악마에게 제 영혼을 뺏기지 않도록하여 주시옵소서
항상 주님을 제 계획에서 최우선으로 세울 수 있는 믿음을 주시옵소서
제 육신의 편안함보다는 제 영혼의 안식을 위해 먼저 주님을 찾는 믿음을 주옵소서
어느 곳에서나 주님의 향기를 내뿜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크리스챤의 향수를 지닌 믿음의 사람으로이끌어주시옵소서
저의 행동 하나로 하나님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 주옵소서
제 영혼을 정결케하여 주옵소서..
- 아멘

2001. 10. 05

순간의 유혹에 현혹되지 아니하고.
해가 넘어가도록 분을 품지 아니하는.
그런 독존이 되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육감도 / 第2 수필" 분류의 다른 글

무제2004/05/30
나는 또 무엇이 되기위해2005/01/17
난 내가 아니다2001/11/02
한 겨울의 편지2011/09/06
울다가 웃으면2011/09/06

2004/09/22 10:19 2004/09/22 10:19

(#Hashtag) 같은글
    이글의 태그와 관련된 글이 없습니다.

TAG

출혈

2004/09/13 13:31

'중간아 경이가 요즘 스트레스가 심한가봐. 나 자꾸 찌그러져가.'
우측이가 우울하게 중간이에게 말을 건다.
'아무래도 더이상 못참겠어. 숨을 못쉬겠네. 경이한테 피해가 가지 않을만큼만 좀 숨좀 터야겠어'\
'픽' 주륵
경이는 메모를 쓰던 중 갑자기 오른쪽 귀가 간질간질해졌다.
'누가 내 욕하나'
귀에 손을 넣고 간지럼운 곳을 긁었다. 습관적으로 긁은 손을 쳐다보니 약간의 피가 묻어있다.
순간 놀란 경이. 얼마전 신문에서 읽은 뇌압에 의한 귀출혈에 대한 기사가 스쳐지나간다.
출혈은 그리 많지 않았다. 기우일 가능성이 더 높긴 하겠지만 그래도 걱정스럽다.
과장님께 허락을 받고 목감기 걸렸을 때 진찰을 받은 적이 있는 김이비인후과에 가보았다.
'앉으세요'
선생의 발로 움직여지는 의자 위에 앉아 진찰을 기다린다.
귀 위아래를 선생의 전용도구로 긁어내고 있다. 소름끼치는 통증의 시간이 지나갔다.
선생은 별말하지 않는다. 염증이 생겼다는 말밖에는.
'삼일정도 더 오세요'
처방전을 받고 약국에 들러 약을 받아 집으로 돌아간다.
귀속에선 작은 돌멩이가 굴러가는 소리가 드문드문 들린다.
고막이 팔랑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젖어드는 빗소리에 슬며시 잠이 들었다.
'중간아. 더이상은 안되겠어. 내 자리가 너무 좁은가봐. 자리 좀 터야겠다. 나중에 봐'

*



2004/09/13 13:31 2004/09/13 13:31

(#Hashtag) 같은글

TAG

배척

2004/09/07 11:13

어느 순간 의욕을 꺾는다.
살고자 하는 욕망이 사그라지는 시점.
무엇을 바라보아야 할까.

그것은 욕심이었다. 동경이었다. 소망이었다. 믿음이었다.
좌절감은 내가 쉽게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다. 나로하여금 좌절을 느끼게 하는건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한 상황은 결국 나로인해 만들어진것이다. 그것이 더 나를 참을 수 없게 만든다.
그녀가 보고싶다. 그립다..


2004/09/07 11:13 2004/09/07 11:13

(#Hashtag) 같은글

TAG ,

소리

2004/07/15 07:39

쉑쉑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
쉑쉑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
쉑쉑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

내 몸뚱아리에 감아올라오고서는
내 머리크기만한 입을 벌리고서
흉물스럽게 갈라진 그것으로 맛을 다시더니
끔찍스러운 소리를 내며
흐르듯 돌아간다

쉑쉑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
쉑쉑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
쉑쉑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

2004/07/15 07:39 2004/07/15 07:39

(#Hashtag) 같은글
    이글의 태그와 관련된 글이 없습니다.

토우-토퍼

2004/07/12 22:06

초등학교때 읽은 것 중에 '시간을 멈추는 아이' 라는 만화책이 있었다.
이 아이에게는 신비한 능력이 있는데, '토우' 하면 시간이 멈추고 '토퍼' 하면 다시 시간이 가는 그런 능력이었다.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느 비오는 날 우산없이 뛰어가다가 '토우' 하자 빗방울이 멈추는 장면이었다. 그 아이는 멈추어져 있는 빗방울을 만지며 신기해하며 집까지 젖지 않고 돌아갔었다...

오빠의 생일이라고 언니에게서 출동명령이 내려졌다. 언니네서 생일파티를 할테니 일끝나고 바로 오라는 것이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둘째 조카 태어나고서 한번도 가지를 않아서 미안해하고 있는 터라 어쩔 수 없이 갔다.
도착하니 조카들과 언니내외가 잔뜩 생일상을 차리고 있는 중이었다.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진 식사가 끝난 후에 형부가 준비한 시퐁케잌에 와인 등장.
오랫만의 가족모임이라 무척 기분이 좋았다.

집에 갈 즈음 되니 언니가 밑반찬을 잔뜩 꾸려주었다. 김치에 고추장에 기타 등등의 찬거리. 두손으로 들고가기에 벅찰만큼 잔뜩 쥐어주고는 와인 세잔에 취기가 오른 형부에게 데려다주라 하는데 안그래도 맛난 음식에 잔뜩 고마워진 독존은 손사래를 쳤다.
' 맛있게 먹겠습니다. '

한손엔 우산을 들고 다른 손과 어깨에는 음식을 들쳐메고 빗속을 뚫고 버스를 드디어 탔다.
이휴.. 한숨돌릴 찰라. 벌써 내려야 하는 정거장에 도착. 안그래두 손이 모자른 터에 카드단말기에 버스카드를 찍어야 한다. 겨우겨우 찍고서 내려와서 횡단보도에 섰다.
'앗'

제일 먹고 싶었던 오이지 기타 등등이 들어있던 봉지를 두고 내려버렸다.

' 토. 우. !!!!!!!!!!!!!! '

외쳐보았지만, 나몰라라 버스는 벌써 제갈길로 가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정말. 내게도 '토우-토퍼' 가 필요한 날이었다.

2004/07/12 22:06 2004/07/12 22:06

(#Hashtag) 같은글
    이글의 태그와 관련된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