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로모를 제대로 다룰 줄 몰랐던 독존은 어릴때 수동카메라를 가지고 놀았던 경험으로 대충 때우려고 했었던 것이었다. 한 롤의 필름을 쓰는 동안 내가 제대로 찍은 사진은 이 사진 한장 뿐이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사진 잘나오지 않았나? 로모에게 너무 고마울정도로. 제대로 조작하지도 못하는 내게 너무 큰 선물을 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로 이 사진만큼 날 만족시켜주는 사진은 아직 없다. 늘 바쁜 나머지 로모와 잘 놀아주지 못하는 것도 한 이유이지만. 로모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 노력하지 못한 탓이 크다.
수동카메라에서 작고 귀여운 로모로 바꿔 메달았을 뿐이지, 난 아직도 카메라 가지고 다니는 걸 귀찮아하고 있다. 이제 좀 놀아줘야지...
사무실에서는 후반 작업때문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고 모두들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열씸히 타자를 치고 있는 와중에 독존은 '남자친구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요' 라는 사기를 치며 도원결의 목적지인 신촌으로 향했다.
일산-신촌간 버스를 처음 타본 독존은 당연히 1시간이면 도착하겠거니 생각하고서는 아온님에게 6시 15분쯤에 도착할께요 란 문자를 보내고서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잠시 잠든 순간 전화, 아온님. 나 오면 이동하려고 기다리고 있다면서 어디냐 한다. 헉. 시간이 6시 17분. 이런.. 초면에 이런 실례를.
6시 40분경 아온님을 만나서 도원결의 집결지인 호프집으로 갔다. 들어가보니 뭔가 어색한 분위기가 아우라로 퍼져 나오던 그 자리에 어떻게 앉아있어야 하나 싶어서 뻘쭘해 있던 와중에, 아온님께서 '눈치게임' 을 제안해서 술을 몇번 마시고 나자 분위기가 뻘쭘하던 말던 상관하지 않을 수 있는 정신상태가 되어서 이제 좀 놀수있겠다 싶은 상태가 되었다.
이리 저리 해서 1차 호프집에서 분위기 파악하고 2차 노래방에서 어린 아해들의 j-pop 일색에 분위기 파악안되고 - 역시 늙었나봐 - 3차 가기 전에 일부 떠나보내고, 4차 가서 드디어 독존 취하고 ㅎㅎ 5차 가서 고픈 배를 채우고 6차 가서 졸음 참아가며 버텨보려 했으나 9시까지 사무실에 가야한다는 압박감에 남은 함장, 퓨리티, 비나라 에게 미안함을 고하고 그 자리로 2차모임을 끝을 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6차까지 갔었네 헐...... 대단하다
나보다 한참 어려보이는 얼굴로 동갑이라 말하는 ipurity, 맥주 세잔이면 넘어가신다는 이쁜 감자님, 얌전한 얼굴로 가만히 앉아있던 푸린, 온라인 커뮤니티 뱃지를 넘겨주던 eyez님, 나보다 무려 6살이나 어린 풋풋한 녀석 아르, 절대 조용하지 않을 nera, 환한 얼굴의 환타, 하늘색 치마를 입고 나온 지각생 하노아, 아빠이지 않은 것 같은 사이로 보이던 비나라, 일본노래일색으로 나이많은 이 독존을 분위기 파악 못하게 만들었던 삭야, 역시 아빠이지 않은 것 같은 lilis, 영원한 공주일 것 같은 피오넬님, 나하고 말이 통하던 끄루또이님. 아차차 늦게와서 깜빡할뻔했네. 사진보다 실물이 낫다 함장
25일 오후 4시. 영화의 거리를 지나가던 중 우연히 '가능한 변화들' 의 감독 및 주연 인사 자리를 지나치게 되었다. 그냥 구경만 해야지 했는데 감사선물을 준다고 하길래. 꽁짜 좋아하는 독존. 그냥 지나칠리 없다. 줄이 짧진 않았지만. 꽁짜가 어디냐 싶어서 줄 섰다. 이제 선물이 코앞으로 다가온 순간! 갑작스레 진행요원이 다음 스케줄이 있어서 나까지만 사인을 받게 해준다는 것이다. 음훗v 근데. 감사선물은 모두에게 준단다.. 왜 기다린거야;;
암튼.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 사인 받고 가기로 했다. 내 차례. 정찬이 사인을 하다 말고 내 로모 카메라를 보더니만 '앗! 로모다! (방가방가)' 하는거다.
오호.... 기특한지고. '한장 찍어드릴까요?!'
찰칵
그래서 이렇게 화~아~안~한 미소가 잡혔다. 워낙 가까워서 촛점이 안맞긴 했지만. 뭐 좋은 표정 잡았으니 됐지 뭐 (큰웃음)
이분이 바로, '가능한 변화들' 을 어렵게 찍어낸 민병찬 감독님입니다. 또 한마디 했죠. '어우, 여기서 제일 잘생기셨어요. 배우들보다 훨씬 잘생기셨네요'
한국민주주의의 암흑기였던 격동의 60~70년대를 효자동에서 보낸 한 이발사를 중심으로 보여주는 이 영화는, 그 시절의 암울함을 발랄하게 보여줌으로써 젊은이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상황을 영화적으로 표현해준다.
감상문
때는, 1960년. 나라가 하는 일은 항상 옳다고 믿는 남자 성.한.모. 3.15 부정선거때도 나라가 하는 일이기때문에 옳다고 믿고 동네 통반장인 최씨가 시키는대로 선거부정을 돕는다. 사사오입이 무슨뜻인지를 몰라 최씨가 일러준대로 '뱃속에 아이는 다섯달이 되면 나아야된다' 는 것을 평생토록 그 말인 줄로 알고사는, 글자도 모르고 세상돌아가는 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누가 하는 말이 옳다 하면 다 믿는 그런 어리숙하고 순박한 그가 아는 것이라고는 이발. 하나다.
시간은 흘러 5.16 이 지난 70년대 어느 날. 청와대에서 내려옴직한 한 사내가 한모에게 밤 12시에 수상한자가 나타날테니 발견즉시 신고하라 는 명령을 내리고는 가버린다. 성한모. 나라가 시키는 일인데 코골고 자고 있을 위인이 못된다. 밤 12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가게 주변을 조심스레 둘러보던 중 기와위에서 다른 집을 염탐하는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발견 '즉시' 종로경찰서로 가서 간첩신고를 하게된다. 하지만 이것은 알고보니 중앙정보부장을 골탕먹이려는 경호실장의 농간이었다. 덕분에 투철한 감시정신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장을 받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대통령의 이발을 맡게 된다.
영화는 9할이상 송강호에게 치중된다 송강호. 연기 잘하는거 한국영화 보는 사람들중에 모르는 사람 없다. 연기 잘하고, 매력있다. 그런데, 헐리우드 액션영화도 아니고. 송강호에 대한 비중이 너무 큰거아닌가. 주인공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극을 끌어가는 힘은 주인공의 연기력보다는 시나리오의 힘이 필수다. 그런데, 그 시나리오가 너무 평범하다. 모든것이 주인공의 연기력으로 유발시키는 유머이다. 그런것도 한두번이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의 연기력만으로 유지하기에는 116분은 짦은 시간이 아니다.
시대를 감안하고서라도 성한모는 지나치게 비굴하다 시놉을 놓고 보더라도 성한모는 평범하고 순박한 이발사이다. 그 시대가 '방구 뿡 뀌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라고 아첨하는 시대였으니 각하한테 한없이 낮아지는건 이해할 수 있다. 또 벨이 꼬이긴 하지만 경호실장 장혁수에게도 비굴해지는거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나라가 하는 일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면서 어떻게 3.15 투표용지를 땅속에 뭍는 걸 연탄장수에게 들켰다고 그에게 늘 비굴해지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되려 당당해야 하는거 아닌가.
어처구니 없는 도사(道士)설정 아들 낙안이는 아버지 성한모에 의해 간첩혐의를 얻고 중앙정보부 고문실로 끌려가게 되고, 전기고문에 의해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다. 바보같은 아버지때문에 다리가 불구가 된 아들을 위해 용한 의원을 찾아 사방팔방 다니다가, 못고치는 사람이 없다는 용한 도사를 찾아간다. 눈물겨운 고생끝에 도사를 찾지만, 도사는 몸의 병은 자신이 고치겠지만 마음의 병은 자네가 고치라고 한다.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선지자처럼 나오는 도사의 설정이다. 어설픈 도사 한 명이 등장해서는 황당한 말을 남기고서는 홀연히 사라진다. "이 아이는 이상한 업보를 타고났어. 애 이름이 이상해. 애 이름은 원래 고생을 하지 않고 살 이름이야 그런데 이렇게 고생을 하는 것은 강건너편 용이가 용이 되어버렸어 그래서 이 애가 그 업보를 이어 받는 것이지. 그러니까 몇 년 후에 용 한마리가 죽으면 국화꽃 차를 타고 장례를 치를 것이야. 그 용의 눈을 파다가 국화꽃 건진거랑 다려서 먹이도록 해. " 대통령이 죽을 것을 미리 예견하는 것처럼 나오는 설정과 지나친 은유법으로 되려 관객으로 하여금 실없는 웃음이 나오게 한다.
성한모의 집앞에서 멈춰서 넘어가지 않는 장례차 초상화의 눈동자에서 물감을 긁어다가 통에 담다가 누군가가 다가오자 그 통을 삼키는 성한모. 집으로 돌아와서 그 통을 다시 밑으로 빼는 과정에서 장례행렬이 성한모의 집앞을 지나간다. 그런데 그 밑으로 빼는 과정에서 장례차가 움직이질 않는 것이다. 끄응 한번 하면 차가 앞뒤로 흔들거리고 또 끄응 하면 앞뒤로 흔들거리다가 끙! 하자 차가 그제서야 움직이는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다. 차라리 영화장르를 판타지 코믹물로 하던가.
지나치게 의도된 눈물샘 드디어 그 도사가 시킨대로 용의 눈과 국화꽃을 다려서 낙안이에게 먹인다. 당연히 의도대로 감동적이긴 하다. 하지만 감동을 작위적으로 만들어내다 보니 관객에게 너무 뻔한 눈물만 자극한다. 무의식적인 감동이 아니라 너무 뻔한 감동이라는 것이다.
억센 경상도 아줌마 김민자 이 영화에서 그나마 다행인것은 민자 캐릭터나마 작위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걸죽한 경상도 사투리와 몸빼바지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민자역의 문소리는 이 영화의 유일한 히로인이다. 미안하게도 송강호는 9할이상의 역할을 소진하느라 성한모로써의 매력이 너무도 많이 떨어지고 말았다. 정치적인 부분을 코메디로 엮었기 때문에 - 블랙코메디가 아닌 - 내공이 별로 필요치 않았던 것은 아닐텐데... 임찬상감독에겐 미안하게도 이 영화는 신인감독치곤 지나치게 평이한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대통령 박정희에게 호감이 없는 독존. 주요 출연이 박정희 대통령이다보니 유심히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 박정희 대통령이 꽤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식으로 느껴진다. 이발이라는 인간으로써의 모습만 비춰져서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으나. 느낌에 박정희가 미화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효자동 이발사에 대해서 10자평을 하자면 이렇다.
효자동 이발사에 대해서 10자평을 하자면 이렇다.
무색무취 판타지 맹물
#. 제작정보
효자동 이발사 The President's Barber 2004 KR ★☆
드라마, 코미디/ 한국 / 116분/ 2004 .05.05 개봉 감독 : 임찬상 출연 : 송강호, 문소리, 이재응
왜 하필 강남이냐구 ㅡ.ㅜ 술값 비싸구. 게다가 신나게 놀다보면 1시가 훌쩍 넘을텐데 집이 독립문인 나는 택시타믄 만원이 훌쩍 넘는다구 ㅡ.ㅜ 요즘 돈벌이도 션치않은데................. ㅡ.ㅜ
그래두...... 내심....... 재밌을껏 같은................ 심한 기대감................ ... 푸흡......... 블로그 하는 dana 님 (red notebook) 과 같이 가려고 합니다. 저 혼자라면 뻘쭘했을텐데. 다나님이 가자고 꼬시네요 ㅎㅎㅎ 갑니다! 대신 모두들 즐겁고 신나게 노는거에요~~~~~~~~~ ^-^ 도원결의 참여 나도 할래!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