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2004/05/11 20:25

먼댓글 , 하늘처럼 | 콧대 세울 일이 아니다..

이제 내가 당신을 잃어 속임을 당한 느낌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그것은 우스운 일입니다.
왜냐면...
마치 동전을 소유하듯이 내가 당신을 소유하였을 때에만 나는 당신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당신은 누구나 처럼 삶의 여정을 밟아 나가는 하나의 인격체..
비록 잠시나마 당신의 여정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내겐 행운입니다.
단 한 번도 당신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은데 어떻게 내가 속임을 당한 느낌이겠습니까.

때때로 두 삶의 여정이 우연히 만나 서로 포개어져 하나인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으로 꽤 오랫동안 길을 가겠지요. 그러나 운명은 너무나 자주 그 둘을 갈라놓곤 합니다. 저마다 제 나름대로의 행선지에 다다르게 하려고...
나는 이 여행이 끝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시작하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삶이란 본디 그런 것...
더없이 아름다운 날들이 어쩌다 오기도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날이라 하여도 언젠가는 황혼 속에서 사라져가기 마련이니까요.

누군가 우리의 삶에서 떠나갈 때 우리가 느끼는 아픔은 우리에게 안겨준 기쁨에 비례합니다.
내 인생에서 잠시나마 당신은 내가 참으로 그 누군가에게 무엇이 된 듯한 느낌을 갖게 하였지요.
당신이 그립다고는 말하지 않으렵니다.
하지만 내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면 당신은 언제나 내 곁에 있습니다.

예반 - 누군가에 무엇이 되어

예반님의 산문집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이 문장을 하늘처럼님에게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운내세요.
그리고 당신이 사랑했던 그 시간들을 후회하거나 슬퍼하지 마세요...

2004/05/11 20:25 2004/05/1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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