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으로 짐작되는 솥에 손을 얹고서 외출의 거리를 살핀다
안심이다. 따듯한 그녀 아직은 멀리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떠나가기는커녕 오히려 부리나케 돌아오고 있을 것이다
내가 다시금 조용한 잠으로 가라앉아 있을
싱겁지도 짜지도 않은 집 안에 일요일 한 시 쯤의 바깥 풍경을
방금 버무린 냉이무침과 함께 차려놓을 것이다
왼쪽 옆구리로 몰린 잠을 뒤척, 반대편으로 옮긴다
- 박경원, 시 '따듯한 국' 중에서 -
나를 위해 돌아오는 부지런한 걸음.
그 걸음이 한 끼의 밥을 지어주고,
따스한 국을 내놓습니다.
밥과 국이라는 말 속에 정이 있고 따스함이 있습니다.
방금 버무린 냉이무침 같은
향긋한 말 한마디를 함께 건네줄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입니다.
- 사색의 향기, 201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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