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2014/07/13 15:46

鳥宿池邊樹 僧推月下門 (조숙지변수 승퇴월하문)
'새는 연못가 나무에서 자고 스님은 달 아래 문을 민다.'

당나라 시인 가도가 나귀를 타고가다 시 한수 지었다.
그런데 민다는 뜻의 퇴(推)보다는
두드린다는 뜻의 고(敲)가 어떨까, 골똘히 고민하다가
그만 고관인 한유의 행차를 방해하고 말았다.
불려간 가도가 자초지종을 말하자 한유는 노여운 기색은커녕
'역시 민다는 퇴보다는 두드린다는 고가 좋겠군!'
하고 말했다.
이때부터 시나 글을 고치는 것을 퇴고(推敲)라 하는데
문장을 다듬고 어휘도 적절한가를 살피는 일을 말한다.

글은 끝없이 고민하고 수정된 결과 독자에게 선보여진다.
좋은 글은 그만큼의 수고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수많은 퇴고로 수려한 문장으로 거듭나듯
단 한번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는 듯하다.
매사에 꼼꼼히 다지는 일,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 사색의 향기, 2010-09-10

2014/07/13 15:46 2014/07/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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