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블록 틈에 핀 씀바귀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굽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
- 반칠환,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전문 -
시련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작은 풀포기에서,
공해의 하늘에서도 자유롭게 나는 새들의 날개 짓에서,
내색 않고 꿋꿋이 생을 이어가는 이웃에게서,
근심을 감추고 늘 사랑으로 지켜봐주시는 부모님에게서
용기를 얻습니다.
그 용기로 다시 힘차게 걷습니다.
- 사색의 향기, 200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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