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놀면 물든다 2006/11/14 13:35
당시 근무하던 곳의 여자화장실 벽면에 시화문이 걸려있었다. 몇 주에 한 번씩 바뀌었었는데 그 때 참 인상깊게 보았던 글이다.
" 같이 놀면 물든다~ " 하여
" 무슨 물?" 하였습니다.
"......"
`물듦`과 `물들임`이 만나면
물들다가 물들이고
물들이다가 물들게 되는가 봅니다.
때론 개운함으로 물들고,
어쩌다 찜찜함으로 물들이는 때 있나 봅니다.
간혹 물들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물들고 싶은 사람`을 만나서는,
`물들고 싶은 생각`을 만나서는,
`물들고 싶은 자연`을 만나서는,
그 사람이 피운 삶의 향기에,
그 생각이 달군 삶의 보람에,
그 자연이 펼친 삶의 여백에
[눈독들이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눕혀놓은 어둠에만 물들고
심지 없는 나섬에만 물들고
나뒹구는 허공에만 물들고
물들고, 물들고......
물들기 쉬운 세상입니다.
물들이는 사람은 오간 데 없고
물든 사람만이 넘치는 세상입니다.
오늘은 그 누구의 행실에
생각을 세우고는
매화에 물들고,
산수유에 물들고,
오래 오래 [꽃 들고] 싶습니다.
그럼,
날 꽃물들일 사람이 누구인가요?
그 사람에 가서는
살포시 [눈독]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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