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인식의 공유

2011/08/17 19:57

MBC 스페셜 에 나온 두분의 인터뷰. 이전 글에 캡춰화면(2011/08/16 - 이 시대를 잘 표현하는 잘못된 사고 방식)을 올렸는데요 이를 풀어 쓴 내용입니다.

김제동: "늘 도전하라 용기내라 또 과감히 남이 가지 않을 길을 가거라" 라고 얘기하기엔 좀 미안한 시대(입니다)

박경철:
현상을 바라보지 않고 본질만 보면 본질은 굉장히 단순합니다.
뭔가 독점과 과점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재벌 기업을 보세요.
큰 따님이 광고 회사를 차립니다. 그 그룹의 모든 광고를 가져갑니다. 심지어는 해외 광고까지 다 가져갑니다. 순식간에 국내 1,2위의 광고 회사로 성장을 하죠. 큰 따님은 큰 부자가 되시죠. 그런데 그 과정 속에서 광고를 꿈꾸고 젊은 광고인으로서 내가 작은 광고 회사로 성장해서 언젠가 내가 광고를 제패하겠다는 그 사람들에게 젊은 청년들의 기회는 그걸로 인해 다 사라졌습니다.
둘째 따님이 캐피탈 회사를 차려서 (제품 구매시) 모든 할부의 거의 85%를 독점합니다.
세번째 아드님이 탁송 사업을 혼자 다해서 부자가 되지 않습니까?
그런 기회들을 전 대기업들이 만들면 수많은 벤처를 꿈꿨던 젊은이들과 벤처기업들은 아무것도 없이 그 밑에 종속되어서 미래가 없는 -  희망 없이 주저앉고 기회의 좁은 문 속에 갖혀버리지 않습니까?
이런 일들이 독점구조 속에서 일어나는 -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는 거대한 피해입니다.

그런 얘기도 합니다.
눈높이 좀 낮춰라 중소기업에는 일할 사람이 없다, 중소기업도 내가 지금 가서 일을 했을 때 지금은 미약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나의 높은 성과를 (인정받고) 우리 같이 회사가 성장하고 나의 미래도 발전할 수 있다고.
(이런 이야기를 믿는다면) 과감하게 청년들에게 얘기하겠습니다.
명문대 비싼 학비 내서 가지 말고 중소기업 가세요.

그런데 (00 대기업 수익률은) 2010년, 2009년 이후로 창사 이래 최고입니다.
그러면 그에 관련된 협력업체나 하청업체는 창사 이래 최대의 수익을 내는 게 맞잖아요. 그런데 3년간 적자입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까 더 재미있습니다. 혹시 이익을 냈다고 하면 단가를 낮추라고 할까 봐 어떻게 든지 이윤을 줄여야만 했다. 이 모습에서 중소기업의 미래 (가 보이십니까?) 그런 회사를 다니시겠습니가?

안철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대우 격차가 지금 정도로 과도하고 비정상적으로 심하지 않은 상태면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택할 수가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 구조만 된다면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고.

지금 현재 대학교까지 졸업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막노동판에 일자리 있는데 왜 거기 안 가느냐. 그건 굉장히 잘못된 사고방식이라고 봅니다.
그 사람들의 수준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려는 그런 노력들 - 그런 것들이 그 전체 조직 시스템을 관장하는 분들이 고민해야 되는 몫인 거죠.

역사에서 사람들이 배우지 못한 것 같은데, 로마도 마찬가지고 망하는 나라들을 보면 공통점이 항상
계층간의 격차가 심화되고 기득권이 과보호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부패가 만연한 그런 것들이 항상 나라를 망하게 했던 거죠.
그런데 사람들이 역사에서 배우면 그 역사가 반복되지 않는데 항상 그 당시 사람들은 이런 착각에 많이 빠지더라고요. 지금은 우리가 옛날 사람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이 알고 있고 현명하기 때문에 똑같은 바보같은 실수는 안한다는 그런 자신감과 오만함 착각. 그런 게 역사를 반복시키는 것 같아요. 지금 현재 우리나라가 지난 10년간 이런 격차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벌어져 있는데요, 이 상태가 계속가면 저는 공멸할 것 같아요.

문제를 풀기 위해서 가장 선제 조건은 그 문제 인식의 공유거든요. 문제가 있다고 같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문제 해결은 아예 시작이 안되는 거죠. 그래서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걸 함께 공유해보자는 게 이런 강연의 목적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2011/08/17 19:57 2011/08/1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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