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e Ellington

2004/05/31 14:18

Duke Ellington

스윙시대를 이끌었던 "스윙의 대부"인 듀크 엘링턴은 수천곡의 작곡을 한 뛰어난 재즈피아노 연주가이다. 1899년에 태어나 1974년 까지의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다.

* 추천곡
1-Black Beauty
2-Coloratura
3-Happy Go Lucky Local
4-Jumpin' Room Only
5-Round Midnight
6-Sophisticated Lady
7-Take The 'A' Train
8-The Minor Goes Muggin'
9-Things Ain't What They Used To Be
10-Tonk

* Azalea - Duke Ellington & Louis Armstrong


<하루키 재즈에세이>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천재라는 사람들은 흔히 성미가 급하고 단명한다고들 하는데, 듀크 엘링턴은 그 재기에 넘치는 인생을 실로 우아하고 풍요롭게, 그리고 자신의 위상을 지키며 살았다. 정말 끝까지 멋들어지게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기적적일 만큼 풍부한 음악적 수맥은, 드넓은 들판의 구석구석을, 하나 남김없이 촉촉하게 적셨다.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이 재즈 역사에서는 경하할 일이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하면, 이렇게 거대한 인물이 그만큼 오랜 세월에 걸쳐 활약하다 보면 골치 아픈 일도 따른다. 멋진 곡은 수도 없이 많고, 멋진 연주도 많이 남는다. 아니 멋진 곡이 너무 많다. 듀크 엘링턴이 남긴 방대한 레코드 중에서 어느 한 장을 고르려할 때, 우리들은 마치 만리장성 앞에 선 야만족처럼, 압도적인 무력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감히 용기를 내어 한정하자면,
1) 내가 좋아하는 엘링턴은 1939년 후반에서 40년대 전반에 걸쳐, 그렇게 '난해'하지도 않고 그렇게 와일드하지도 않은, 재미있고 세련된 엘링턴이다. 특히 지미 브랜튼과 함께 활동한 시대를 전후한 연주가 좋다.
2) 그 중에서도 더 범위를 좁히면, 가장 좋아하는 LP는 RCA에서 나온 이다.
3) 그것을 좀더 개인적으로 한정하면 B면을 좋아한다. 아무튼 이 레코드는 몇 번 들어도 불가사의할 정도로 싫증나지 않는다. 물론 밴드 멤버도 불평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호지스, 웹스터, 쿠티, 비가드, 카네이....... 그야말로 엘링턴 악단의 황금시대다. 그 이상 뭘 요구할 것인가?

LP 에는 유명한 표제곡 외에, '올 투 순' '침대 속의 돌' 같은, 내가 애호하는 수더분한 곡도 들어 있다. '솔리튜드'(Solitude), '새턴 돌'(Satin Doll) 등, 엘링턴이 작곡한 유명한 곡은 물론 두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좋다. 그러나 별로 유명하지 않은 곡 중에도 듣는 이의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지고 감동케 하는 명품이 얼마든지 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비밀스런 명곡을 자신의 귀로 하나하나 발견하는 것도 엘링턴의 음악의 숲 -- 엄청나게 거대한 숲이다 -- 을 헤치고 들어가는 커다란 기쁨 중에 하나이다.

' 침대 속의 돌'에서 아이비 앤더슨의 노래는 들을 때마다 가슴이 저민다. 신기할 정도로 직설적으로 그런데다 근원적으로 블루시한 그녀의 목소리가, 아름다운 공예품 같은 버니 비가드의 클라리넷 솔로와 얽혀드는 부분이 되면 그 조화의 묘가 정점에 달한다. 거기에는 듣는 이의 비위를 맞추는 아첨이 없다. 우리들이 느끼는 것은 진정 뛰어난 음악이 불현듯 내 몸에 다가왔을 때, 어디에선가 조용히 샘솟는 깊은 공감과 넉넉한 자비뿐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 <재즈 에세이> 중에서


2004/05/31 14:18 2004/05/3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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