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카.
어릴적에 나와 늘 동행하였던 카메라의 이름이다. 오늘에서야 이 카메라의 이름을 알았다. 그저 그땐 그냥 카메라였다. 굳의 그것의 상표를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닌.
오랫만에 구석에 박혀있던 그 카메라를 꺼내보았다.
안에 필름이 들어있었는지 4 에 멈추어져 있다. 그렇게 그 카메라는 뇌사상태로 지내고 있었다.
대학교 2학년. 철없이 뛰놀고 다니던 그때까지 늘 끼고 살았던 그 카메라로 찍은 경복궁 사진이 책장옆에 액자로 끼워져있다. 지금도 그 사진을 볼 때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정녕 이것이 제가 찍은 사진입니까.
예전의 필름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그저 찍고 현상하고 그게 전부였다. 필름을 모아야겠다는 생각도 별로 없었다. 아쉽다. 그녀석의 젊은 시절을 보여줄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제 이녀석을 그만 깨워야 할 때가 온 듯하다. 안에는 곰팡이가 피고 렌즈는 지저분하고 반사경엔 먼지가 수북하지만. 그래도 난 이 녀석을 믿는다. 노익장을 과시해야지! 이번 토요일의 출사에는 이 녀석과 동행하려 한다. 간만에 녀석의 웃음소리도 들어보고 내게 하는 투정도 들어보려 한다. 가기 전엔 목욕을 시켜줘야겠지.. 아... 생각만해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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