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지문을 찍는가

2004/07/18 23:43

현재 이용되고 있는 지문감식기의 90%는 라텍스로 복제한 지문을 '일치' 로 인식한다. 미녀삼총사에서 본 맥주병에 묻어있던 지문을 복제하여 통제되어 있는 문을 통과하는 것이 현재로썬 거의 완벽하게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강남권 동사무소에 가면 지문인식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주민등록증보다 더 확실하고 더 빠르게 확인하기 위한 지문인식기이다. 인감같은 절대적인 신뢰를 갖는 문서를 이용하기 위해 동사무소에 가서 지문인식기에 엄지손가락만 가져다대면 되는 것이다.

개인의 신체정보가 국가기관에 등록되어있고, 그 정보는 국가의 행정을 처리하는 어느 곳에서든지 접촉이 가능하며 심지어는 은행 조차 우리의 신체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상용화되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개인의 인권을 국가의 행정처리의 원할함을 위해 함부로 이용을 하는것에 대해 반대를 외치는 바이다.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은 국민감시와 통제를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주민등록제도와 열손가락 지문날인 제도를 시행하였다. 열손가락 지문날인은 1968년 공화당의 단독국회에서 통과되었다. 1968년은 1월에 북한의 무장침투조가 청와대 근처까지 침투해 국가안보론이 강화되던 시기였고 박정희 정권에 대한 비판이 점점 높아지던 때이기도 했다.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도록 함으로써 간첩이나 불순분자를 용이하게 식별, 색출하여 반공태세를 강화하기 위하여" 만들기 시작한 주민등록증은 전 국민이 전시의 긴장감을 갖고 "이상하면 다시 보고 수상하면 신고하자"는 냉전 시대의 산물인 것이다. 또한 지문날인제도는 20세기 초 일제가 만주국 괴뢰정부의 지배를 원활하게 하고자 도입한 제도로서, 만주군관학교 출신의 일본군 장교 박정희가 이 식민통치의 기술을 배워 자국민들에게 사용한 것이다. 그 이후 지금까지 열손가락 지문날인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게 된 것이다.

만17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강제적으로 시행하는 열손가락 지문날인 제도는 대한민국에만 유일하게 존재한다. 정부와 경찰의 주장대로 신원확인, 범죄피의자 검거를 위해 전국민의 모든 지문이 필요한 것이 결코 아니다. 정부와 경찰의 주장대로라면 전국민의 모든 지문을 강제날인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신원을 확인하고 범죄피의자를 검거하는 것인가? 지문날인제도는 그 자체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제도이며, 국가에 대한 국민의 복종을 강요하는 제도로서 마땅히 철폐되어야할 구시대의 유물이다.
- 지문날인 반대연대 발췌


인감증명서처럼 중요한 서류를 함부로 발급받지 못하게 하기위해서라도 지문날인제도는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 맹점을 이용하여 인감증명서만 갖추고 있다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계약체결이 가능한 것이다. 만약 우리가 지문날인 제도가 없어진다면, 오히려 그 서류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작업을 꼼꼼하게 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이런 서류를 이용한 범죄가 낮아질 수 있도 있을 것이다. 지문은 그 복제가능성 때문에 그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주민등록증을 만들어본 사람들이라면, 열손가락에 검은잉크를 뭍혀서 찍은 기억이 날 것이다. 나에게 그것은 그리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었다. 지문날인을 거부할 권리조차 없다는 것이 과연 진정한 자유국가라 말 할 수 있는 것인가.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관들에게 지문이라는 것은 큰 신뢰감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 2003년 경찰백서에 의하면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으로 이용한 범죄해결율이 무려 43.4%가 된다. 지문날인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렇기 때문에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문날인 제도가 없는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범죄자를 잡느냐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독일같은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범죄 피의자 검거율이 1위이다. 일본은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지문날인제도가 없다. 정부의 말대로라면 전국민의 열 손가락의 지문을 다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오히려 이들보다도 훨씬 더 높은 피의자 검거율과 사건해결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왜 떨어지는 것인가. 다른 나라에서도 물론 범죄자에 대한 지문날인은 해오고 있다. 하지만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문날인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범죄수사에 정통한 교수의 말에 따르면 초범들의 경우 경찰들이 주목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고 지문만 남기고 갔을때 전과자들만의 자료만 있다면 그 사람들을 못잡아서 사건을 미궁에 빠뜨리게 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수사를 얼마나 면밀하고 초동수사를 과학적으로 잘하고 자료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한 수사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린 것이지 전국민의 지문정보를 가지고 있느냐에 달린 것은 아닌 것이다.

군사독재시절 박정희 정권이 도입한 이 전국민 열손가락 지문날인 제도는 국가의 통제하에 국민을 가두기위해 만들어낸 제도이다. 개인의 인권이 존중되는 민주주의 제도하의 현재의 이 대한민국에서 과연 이 제도가 계속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을 예비범죄자로 취급하고 국가의 통제와 감시하에 두려는 지문날인 제도를 반대한다.

- EBS 방영 '우리는 왜 지문을 찍을까' 에서 들은 내용 압축 + 사견

2004/07/18 23:43 2004/07/18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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