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것이 살인일 경우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녀는 그녀의 죄값에 대해 마땅히 죄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왜 그녀가 그러한 죄를 저지르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해는 해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어찌하여 그러하게 되었는지 알아주길 원한다)
#. 그런 이야기가 있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은 사랑을 할줄 모른다고. 여기 그러한 여인에 대한 리포트가 있다. 그녀의 사랑방식이 어떠하였는지에 대한 리포트. 사랑 앞에 살인이 정당화되가는 한 여인에 대한. 셀리. 가증스런 인간. 감히 그것을 사랑이라 말하는 거짓된 인간. 자신의 희생은 조금도 감수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 결국엔 한 여인의 사랑을 한낱 구겨진 종이조각보다 더 못하게 생각하는 그런 사람. 눈하나 꿈쩍하지 않고 그녀를 가리키는 가증스런 인간.
#. 죽지않으려 하는 살인은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과연 밑바닥에 있는 사람의 살인을 누가 믿어줄까. 내가 그녀의 입장이었더라도 자수하지 않는다. 차라리 은폐시킨다. 그래 그녀의 첫번째 살인은 정당하다. 그녀의 은폐 또한 정당하다. 먼저 입으로 해줘.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순간. 그녀는 방아쇠를 당기고 만다. 아빠에게 강간당한 그녀로써는 아마도 처음의 살인에 대한 이유때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살의가 있었을 수 있었을게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그때부터 그 어떤 살인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게 된다.
#. 자신의 괴멸을 불러오는 사랑. 가슴아프다.
#. 그동안 많은 작품속에서 어여쁜 여배우로 나왔던 샤릴리즈 테론의 변신은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다. 배우가 많은 헐리우드에서 아무나 주연배우로 활동하는게 아님을 다시한 번 확인시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얼굴 예쁘장하고 인기 있으면 아무나 주연배우 시켜주는 충무로와는 확실히 틀리다 는 것을 절감시켜 주는 캐스팅이다. '리' 가 보여주는 특유의 행동이 있다. 입을 옆으로 쭉 찢어서 말을 내뱉는 행동이라던지 그런 표정으로 얼굴을 드는 표정은 더이상 '리' 가 샤릴리스 테론이 아님을 보여주는 행동이었다. 내가 여기서 '리' 를 연기한게 샤릴리즈 테론이었다 라고 말하는게 테론을 욕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테론은 리를 연기할때 완벽하게 '리' 로 보여진다. 몬스터라는 영화는 물론 환상적인 영화지만, 샤릴리즈 테론이라는 '배우'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감상문
리의 소녀시절어린 동생들과 아픈 어머니를 위해 13세부터 몸을 팔아왔고 더 어릴적 8살부터 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했던 리는 창녀라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난 불행한 여인이다. 그런 그녀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준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셀비와의 첫 만남 자살을 하려던 어느 날 밤 한 클럽에 들어가 맥주 한병을 마신다. 더럽게 번 돈 5달러를 모두 소진하기 전까지는 죽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클럽에서 만난 레즈비언 셀비와 우정을 나누는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잠시 들른 창고에서 만난 친구 샘에게 즐거운듯 셀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저번에 만나던 친구처럼 못된 친구는 만나지 말라는 샘에게 리는 행복한 미소를 보내며 좋은 친구라고 말해준다. 이미 그때부터 리에게 있어서 셀비는 어렴풋한 사랑 이라는 감정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의 시작>$2 롤러장 입구에서 입장료를 지불하지 못해 들어가고 있지 못하는 리를 발견하고선 셀비는 자신을 돈으로 입장을 시켜준다. 돈이 없는 그녀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주던 그녀였는데. 왜 그랬을까. 왜.. 아침에 아주머니가 해준 말이 떠오른다. 그녀는 창녀다. 다시는 만나지 마라. 셀비가 리에게 묻는다. 당신 창녀지요? 뜬금없는 셀비의 질문에 잠시 당혹해하지만 나쁜 의도는 없는듯하여 대답한다. 연인들을 위한 스케이팅 타임에 둘은 열정적인 키스를 시작한다. 이유있는 살인 다음 날 롤러장 입구에서 만나기로 한 둘. 셀비는 이제 돈이 떨어졌다며 데이트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말을 한다. 그러자 리는 자신을 믿으라며 다시 한 번 열정적으로 키스한 뒤 헤어진다. 뒷 날. 히치하이킹을 하며 걸려드는 남자들과 관계를 한 뒤 돈을 버는 창녀 리. 몸은 창녀이지만 마음만은 여느 연인의 마음과 틀리지 않다. 오늘 열씸히 벌어서 셀비와 신나게 놀아야지. 으슥한 곳으로 들어온 손님과 리는 흥정을 시작한다. 30달러. 옵션 한개당 얼마 추가. blah blah 진부한 상황. 자기 마누라 욕을 해대며 지껄이는 재수없는 자식이 데이트 하러 가야하는 리를 자꾸만 시간 끌게 하고 있다. 빨리 시작하죠. 먼저 입으로 해. 그건 이야기 하지 않았잖아요. 하라면 해. 퍽. 정신이 다시 든 순간 그녀의 팔은 줄에 묶여 있다. 바깥에서 뭔가를 들고온 자식. 쇠몽둥이로 그녀를 패기 시작한다. 단순히 패기만 하는 용도는 아니었다. 소름 끼친다. 그자식이 다른 도구를 가지러 가는 사이 리는 총을 꺼내들었다. 탕탕탕. 탕탕탕탕. 재수없는 새끼. 죽어 마땅하다. 그가 꺼내려는 도구는 톱이었다. 살인을 숨기기 위해 그녀는 시신을 덥고 차를 가지고 돌아간다. 괴물 탄생 셀비는 집을 나와 리와의 동거를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 연유도 모른채 리가 자신과 동침하지도 않고 갈수록 돈은 떨어지자 헤어지자 말을 한다. 살인에 대한 죄의식과 잡혀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극에 달한 리는 애인의 선언에 폭발한다. 그리고 살인을 했다는 고백을 한다. 감당하기 벅찬 셀비 그리고 리. 하지만 서로가 있기에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찬 생각을 하게 된다. 다음 날 범죄를 저질렀고 자신의 피가 뭍어있는 자동차를 깨끗이 씻어내고 창녀생활 청산을 외친다. ' 나 이제 새로 태어났어. 창녀 그만 둘꺼야. ' ' 왜? 할만하다고 했잖아. 앞으로 우린 뭐먹고 살려고 ' ' 내가 알아서 할께. 셀비 걱정하지마. 내가 누구야. '
다음 날부터 리는 직장을 구하기 시작한다. 글자도 모르고 일을 해본 적도 없는 그녀가 직장을 구한다는 건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 일은 구해지지 않고 돈은 떨어지고. 힘든 상황이 계속된다. 검거의 두려움이 계속 되어가던 어느 날 경찰차 한대가 옆으로 와 선다. 신고가 들어왔으니 타란다. 으슥한 건물 안에 주차하자 경찰. ' 나 기억안나? 우리 예전에 좋았잖아. ' 서비스를 원하는 경찰.
그에게 원치않는 서비스를 해주고 나온 뒤 쓰레기통에서 버려진 신문 조각을 보게 된다. ' 살인사건 신원 밝혀져. 증거단서 하나도 없어.. ' 안도의 한숨. 기쁨의 한숨. 기꺼운 마음으로 경찰에게 미소지어 준다.
숙소로 돌아오자 셀비는 계속해서 이리 살아야 하냐며 다시 창녀생활을 시작하기를 종용한다. 말만 안하다 뿐이지 하라는 의사표시가 뻔한 셀비의 말에 리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뱉어낸다. 그리고 일을 시작한다. 어쩔 수 없는 마음으로 히치하이킹을 하는 리. 그녀를 기다리는 셀비를 생각하며 손님 하나를 잡는다. 매춘은 잘 하지 않는 그녀는 흥정이 될 경우 한다. 으슥한 곳에 자리잡았다. 시작하려는 찰라. 먼저 입으로 해줘. 섬찟.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때를 생각나게 하는 순간. 몸이 먼저 반응해버렸다. 탕탕. 저번에도 역시. 매춘흥정이 끝난 뒤에 일어난 일이었다. 세번째 살인 이후론 그녀의 살인은 살기위한 살인이 아닌 돈을 목적으로 한 살인이 되어버렸다. 사랑하는 셀비가 원하는 것을 모두 해주기 위한 목적으로. 으레 그녀는 살인을 한 뒤엔 차를 가져왔다. 증거인멸을 위해. 리는 왜 그렇게까지 셀비를 챙겨주고 싶었을까. 부들부들 떨면서 신께 죄를 빌면서 그러면서도 살인을 저지르는 그녀는. 왜 자신도 감당하기 힘든 살인을 하면서까지 셀비에게 사랑을 구걸했을까.
구걸. 그래 그건 구걸이었다. 다시는 셀비같은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었겠지. 그 누구도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았었다. 셀비는 내게 너무도 귀중한 연인이다. 내가 지켜줘야만 한다. 나 때문에 집을 나오기까지 했다. 내가 보살펴주기로 했다. 난 내 사랑스런 연인을 위해 나를 내몰면서까지 그녀를 지켜주고 싶다. 이런 감정이었을까.
자신이 하지도 않은 살인때문에 감옥에 가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알고 있었다. 진정 그녀는 자신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었을까. 살인을 알고 있었음에도 모른척한걸 인정하지 않은 건, 내가 하지도 않은 살인 때문에 감옥에 가는 것을 억울하게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를 지목하지 않으면 공범으로 들어가게 될 테니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이 법정안에 있습니까. 라고 물을때 두눈 똑바로 뜨고 리를 지목했을게다. 하지만.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행동이 가능할까. 아니 그녀가 조금이라도 리를 사랑했다면 그런 행동이 가능했을까.
내가 셀비에 대해 안좋은 감정이 생기는건 비단 법정안에서의 그 행동 때문만은 아니다. 창녀. 자신의 몸을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화장실로 쓰라고 주는 자신을 버리는 일이다. 그런 일을 셀비는 아무렇지않게 리에게 다시 하라 종용했다. 셀비를 무한히 사랑하는 리와 달리 셀비는 리에 대한 감정이 무엇이었을까. 단순한 호기심 이상도 아니었단 말인가.
사회가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랑을 모르는 리에게 잘못된 방식의 사랑을 받으면서 그녀의 사랑에 기댄 셀비가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음은 단정할 수 있다. 안타깝다. 리. 셀비의 버림을 받은채로 죽은 당신이 너무도 안타깝다.
#. 제작정보
몬스터 Monster 2003 US ★★★★ 범죄, 드라마 / 미국 , 독일 / 111분/ 2004 .06.18 개봉 코아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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